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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그러고 나서'

 “그저 매일 쓰고 있는 힘껏 읽어라. 그리고 나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 공상과학소설가 레이 브래드버리의 말이다.
 
글쓰기에 관해 조언할 때 자주 인용되는 그의 말을 잘못 옮기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나서’는 ‘그러고 나서’로 고쳐야 바르다. 그렇게 하다는 뜻의 동사 ‘그러다’(그리하다의 준말)에 어미 ‘-고’와 동작의 완료를 나타내는 ‘나다’의 활용형이 연결된 구조다.
 
‘그리고’ 뒤에 ‘나서’를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나서’ 앞엔 동사만 올 수 있다. ‘그리고’는 단어·구·절·문장 등을 병렬적으로 연결하는 접속부사다. ‘나다’는 동사 뒤에서 ‘-고 나다’의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끝났음을 나타내는 보조동사다. 본동사 뒤에 오는 것이 보조동사이므로 ‘나다’의 활용형인 ‘나서’ 앞엔 동사가 와야 한다. “일을 마치고 나서”와 같이 ‘나서’ 앞엔 마치다 등의 동사가 놓인다.
 
‘그리고는’ 역시 바른 표현이 아니다. 접속부사엔 ‘은/는’과 같은 보조사가 붙지 않는다. “그리고는 말없이 떠났다”처럼 사용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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