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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스마트폰 노예 만드는 ‘노모포비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스마트폰과 보내는 시간은 갈수록 늘고 있다.
 
휴대용 전화기에 계산기, 시계가 들어가 손목시계, 전자 계산기를 밀어내더니 카메라까지 탑재돼 소위 말하는 ‘똑딱이’ 소형 카메라 시장을 잠식하면서 사진 촬영이 더는 특별한 날의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닌 일상이 돼 버렸다.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음악감상 시대를 활짝 열었던 워크맨을 밀어낸 MP3 플레이어도 스마트폰에 밀려 일부 명맥만 유지하고 있고 인터넷으로 지구촌 돌아가는 일을 어디서든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영화, 드라마를 보다 보니 집에 걸린 TV를 켤 일도 별로 없어졌다. 궁금한 것은 스마트폰에 사는 인공지능 개인비서에게 물으면 척척 답해주고 말만 하면 문자로 타이핑에 통역까지 해준다. 모바일 결제 기능으로 현금, 신용카드를 대체하더니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자동차 시동부터 원격 주차까지 척척 해낼 정도로 다재다능해졌다.  
 
1980년대 말 유행했던 홍콩 느와르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폼 잡으며 통화하던 벽돌만한 모토로라 휴대용 전화기가 기억에 생생한데 어느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똑똑해진 데다가 손바닥에 쏙 들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돼 버렸다.
 
하지만 편리함이 가져다주는 불편함도 생겼다. 버튼만 누르면 연락처 저장과 통화가 되니 전화번호 암기할 필요가 없어져 스마트폰이 없으면 식구나 친지와 연락이 어려워진 것이다. 심지어 누가 물어보는 내 전화번호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어 한심해진다.
 
또 하나는 길 찾기다. 예전엔 어딜 가든지 지도만 있으면 구석구석 찾아다녔고 한번 가본 길은 지도 없이도 잘 돌아다닐 정도로 길눈이 밝은 편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그만 ‘길치’가 돼 버렸다. 내비 음성이 지시하는 대로 운전대를 돌리다 보니 주변 지형지물은커녕 도로명을 주의 깊게 볼 일이 없어진 것이다. 
 
이렇듯 일상생활 가운데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되는 비중이 커지면서 스마트폰 없이 출근이나 외출을 하게 되면 하루 업무나 일과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 느끼는 불편함에서 더 나아가 불안감이나 걱정으로 인한 공포감을 느끼는 경우를 가리키는 ‘노모포비아(Nomophobia)’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No Mobile Phone Phobia’의 줄임말로 지난 2018년 영국 케임브리지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을 정도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흔히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IT 정보리뷰 매체 테크주리가 설문조사 및 통계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66%가 노모포비아 현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스마트폰 잠금 해지를 평균 150회 하고 있으며 스크린 터치 횟수도 평균 2617회에 달했다. 또한 71%는 스마트폰을 든 채 잠들거나 곁에 두고 자며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도 75%나 됐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고 1시간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58%로 나타났으며 젊은 층(18~34세)은 더 심해 68%에 달했다. 더구나 팬데믹으로 지난해 미국인들의 57%가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더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부터 벗어나자는 취지에서 디지털 디톡스나 소셜미디어 로그 오프 등 다양한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으나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63%가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려 시도했지만 절반도 안 되는 30%만이 성공했다니 말이다.  
 
‘문명의 이기’임이 분명한 스마트폰을 만든 인간이 스마트폰의 노예가 돼 가고 있는 것을 우려하는 것은 기우일까. 각성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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