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터 장 기증품들은 한국 예술 알리는 보물"
스티븐 리틀 LACMA 아시아관 국장 겸 큐레이터
삼국시대부터 20세기 작품까지
첫 전시회는 내년 쯤으로 계획
새 건물 완공되면 상설 전시관
리틀 박사는 장 박사가 LACMA에 미술품 기증 의사를 밝힌 지난 3월부터 매주 한 차례씩 장 박사의 자택을 방문해 미술품을 분류하는 작업을 해왔다.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리틀 박사는 “우선 1차로 도록을 만든 후 전시회를 열어 일반인들에게 기증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증자인 장 박사 가족을 초청한 기념행사도 열 예정이다.
이번 장 박사의 기증 소식에 한국에서도 관심이 커졌다는 리틀 박사는 오는 8일 한국을 방문해 기증품과 관련해 지원해줄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리틀 박사는 “이렇게 우수한 한국 미술품이 남가주에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며 “체스터 장 박사가 LACMA에 기증한 건 한인뿐만 아니라 남가주 주민들과 나아가 전 세계에서LACMA를 찾는 방문자들에게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LACMA 블로그(https://unframed.lacma.org)에 체스터 장 박사의 기증 소식을 공개했다.
“사실 좀 더 늦게 알리고 싶었다. 보물들이 너무 많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도 일손이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업무의 1순위를 장 박사의 컬렉션 정리에 쏟고 있다.”
-지금까지 받은 미술품을 소개한다면.
“한국화와 서예, 조각, 도자기, 옻칠, 가구에서부터 20세기 초중반의 예술작품까지 두루 갖췄다. 특히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시대 도자기와 고려청자, 조선 시대 자기를 비롯해 김명국(1600~1662), 김득신(1754~1822), 유운홍(1797~1859), 허련(1809~1893) 등 뛰어난 화가들의 회화작품도 포함됐다. 궁중 화가 이인문(1745)의 작품도 있다. 현대 작품으로는 한국의 두 번째 서양화가로 평가되는 김관호의 1957년작 ‘예술가의 딸’도 있는데 색이 너무 아름답다.”
-LACMA를 선택한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마도 LACMA에 기증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온 방문자들이 한국의 아름다운 예술을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LACMA는 매년 100만 명이 넘는 방문자들이 다녀간다. LACMA는 앞으로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한국 예술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활용할 것이다.”
-교육 프로그램 방식은.
“LACMA는 UCLA, USC, UC어바인, UC리버사이드, 옥시덴탈칼리지, 애리조나 주립대 등 미국 내 8개 대학과 교류하고 있다. 이들 대학에는 3년 과정의 석사 프로그램이 있는데, 2년 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1년 동안LACMA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수장고를 방문할 수 있고 각 컬렉션의 재질부터 연도 읽는 법 등 모든 과정을 배우게 된다. 사실 미국의 유명한 미술관에 한국사를 보여주는 미술품은 1~2개 정도뿐이다. 따라서 장 박사의 폭넓은 컬렉션은 학생들이 한국 미술사를 공부하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
-장 박사의 컬렉션은 언제쯤 볼 수 있나.
“현재는 첫 단계가 진행 중이다. 사진 전문가가 각 미술품을 촬영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이후 연도별, 종류별 등으로 분류하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각 도록에는 최대 200개 작품 정도만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책 1권으로는 부족하다. 계획으로는 앞으로 4~5년 안에 4~5권의 책을 출판하는 걸 예상한다. 1차 책이 출판되는 대로 전시회도 진행할 것이다. LACMA는 이미 2년간의 전시 일정이 짜여있지만 장 박사의 컬렉션을 가능한 한 빨리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내년 스케줄을 조절하고 있다. 또 오는 2024년에 오픈하는 새 건물에는 한국 미술관이 3~4개 생길 것이다. 장 박사의 컬렉션은 이곳에 전시될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에 하고 싶은 말은.
“LACMA는 앞으로 한인 커뮤니티가 후손들과 함께 찾아오고 싶은 미술관이 되도록 만들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 미술사를 잘 알릴 수 있게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회를 진행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 기업 및 한국의 다양한 재단들과 논의하고 있다. 기대해달라.”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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