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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더 줘도 “일 안하겠다”

코로나 위험·업무 급증에 대면업종 종사자 복귀 꺼려
노동력 부족 사태 속에 조기 은퇴 붐으로 인력난 가중
임금인상이 물가상승 부추겨 소비자 부담 커질 수도

노동력 부족 사태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실업수당 지급이 끝나면 식당·호텔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복귀하며 경제가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업체들이 임금을 올리며 직원 확보에 나섰는데, 올린 임금이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되면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내년 직원들의 시간당 급여를 평균 17달러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보다 약 3달러 올린 금액이다. 맥도날드는 올해에만 미국 내 직원 임금을 10% 이상 인상했지만 여전히 일부 매장은 인력이 부족해 심야엔 일찍 문을 닫고 있다. 올해 초 임금을 올린 치폴레 멕시칸그릴은 인력부족이 매출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업체 코스트코는 9개월여만에 최저 임금을 17달러로 추가 인상했다.
 
하지만 레스토랑·패스트푸드 체인점·호텔 등으로 돌아오는 인력은 아직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대 사직(Great Resignation)’ 흐름이라고 명명했다. 연방정부 지원으로 재정상황은 안정적인 가운데, ‘코로나19로 위험해진 업무환경’에 대해 노동자들이 다르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쏟아지는 온라인 주문까지 소화하려면 현재 임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불만도 작용했다.
 
코로나19는 조기은퇴 붐도 촉발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월~올해 4월 은퇴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추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보다 150만명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학력이나 소득이 낮은 계층의 조기 은퇴가 두드러졌다. 기록적인 돈풀기에 주식·주택 등 자산가치가 뛴 것도 조기은퇴를 부추긴 요인이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약 430만명이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뒀다. 7월(400만명)보다도 더 늘어난 수치로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년 이래 최대 수치다.  
 
문제는 이처럼 노동력이 부족해 임금이 높아지면 물가는 더 뛸 수 있다는 점이다. 맥도날드는 올해 제품가격을 약 6% 인상할 계획을 밝혔고 우버 등 차량공유업체 평균 탑승가격도 전년대비 20% 뛰었다. 거스 파우처 PN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직까진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여력이 있다”면서도 “물가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어느 순간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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