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렌다"vs"고삐 풀릴라"…기대·걱정 교차한 위드코로나 첫날밤
"설렌다"vs"고삐 풀릴라"…기대·걱정 교차한 위드코로나 첫날밤시민들 모처럼 되찾은 일상 만끽…자영업자들 "이제야 숨통"
MZ세대 직장인들 "첫날부터 바로 회식이냐" 볼멘소리도
방역패스 적용된 유흥주점·헬스장은 제도 정확히 몰라 혼선
(전국종합=연합뉴스) 1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번화가.
평소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야외 테라스형 술집은 모처럼 직장인들로 가득했다.
예전 같으면 4인 이상 테이블조차 찾기 힘들었겠지만, 이날은 5명부터 8명 넘게까지 모인 테이블도 간혹 눈에 띄었다.
직장인들은 모처럼 소주잔과 맥주잔을 부딪치며 선선하지만 다소 쌀쌀한 가을밤 위드코로나 첫날 저녁을 맞이했다.
◇ "방역 무너질라" 주요 도심 비교적 차분…업주들은 "숨통 트였다"
위드코로나 첫날 저녁은 비교적 차분했다.
누군가에게는 가을밤 공기처럼 설렘 가득한 저녁이었지만 누군가는 차가운 공기가 걱정되기도 한 조심스러운 밤이었다.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 골목과 수성구 들안길 식당가는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북적였다.
테이블 대다수는 다섯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 모임이었다.
수성구 한 고깃집 사장은 "사람들 몸에 코로나19 방역이 밴 것 같다"며 "단체 모임보다 여전히 3명, 4명 규모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손님이 몰릴 것으로 기대됐던 서문시장과 칠성시장 야시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박정용 서문시장 야시장 관리반장은 "평소 하던 대로 소독도 하고 테이블 거리두기도 유지했다"며 "서문시장 야시장은 원래 외국인들이 모이는 곳이라서 아직 본격적으로 손님으로 붐비려면 시일이 걸릴 거 같다"고 말했다.
광주 '밤거리'도 평소보다는 붐볐지만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일상 회복 첫날이어서인지 아직 적응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였고, 대체로 조심하는 눈치였다.
'4명 인원 제한'에 익숙해진 탓인지 술집, 식당 등에는 4명이 넘는 단체 손님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손님이 몰릴 것이라는 우려에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업주들은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재확산으로 또다시 영업이 제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도 있었다.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다들 아직은 조심스러운지 손님이 늘어나지는 않았다"며 "다시 확진자가 늘어 운영 시간이 제한되는 것 아닌지 걱정도 많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업주들은 이처럼 조심스럽지만 숨통은 트였다는 반응이다.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공무원 등 직장인 회식이 주요 매출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박살이 났었다"며 "당장 장사가 잘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좋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양시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강모(36)씨는 "점심 식사 매출이 평소보다 올랐고 저녁 장사도 평소보다 잘 되는 것 같다"며 "곧 영업시간도 12시까지 연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첫날부터 회식이야" vs "반가운 얼굴"
부산 센텀시티와 서면 포장마차 거리 등은 평소 연인이나 친구 단위 손님이 눈에 띄었지만, 이날은 회식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게 보였다.
'술잔을 부딪치는 게 얼마 만이냐'며 서로 반가운 인사를 건네기도 했지만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첫날부터 회식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직장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간 제한됐던 일상을 되찾은 점은 기뻐하면서도, 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밸)을 잃는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유모(28)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소식이 나오자마자 부서 회식이 연달아 잡혔다"며 "앞으로 독서나 취미생활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이미 회식 재개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코로나가 워라밸 문화 확산에는 확실히 좋은 영향을 끼쳤는데 이제 다시 회식이 시작될 것 같다 두렵다"고 글을 올렸다.
또 "위드코로나 되니까 바로 회식을 잡는다", "이미 오늘 회식하는 회사가 많냐. 우리 회사는 벌써 회식을 재개했다" 등의 글도 속속 올라왔다.
◇ 방역 패스 도입…유흥주점·헬스장은 혼란
아직 '방역 패스'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해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많았다.
'방역 패스'가 있어야 출입할 수 있는 유흥주점은 미접종자도 이용이 가능한 건지, 접종자는 몇 명까지 이용이 가능한지 등을 두고 혼란스러워했다.
광주 번화가인 상무지구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최모(41)씨는 "12시까지 운영이 가능하다는데 접종자만 이용이 가능한지, 미접종자도 이용이 가능한지 아직 알지 못한다"며 "첫날이라 평소보다 손님이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방역 패스'가 적용된 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원시 영통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대표 A씨는 "회원 중 백신을 안 맞은 분들이 많아 환불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원래 회원권을 결제할 때 중간에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으나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정책에 따르기 위해 환불을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손형주, 김동민, 천경환, 최재훈, 장덕종, 류수현, 이재림, 김선형, 김상연, 김용태, 이해용, 김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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