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도 모르는 영어] K-
‘파이팅’은 ‘싸우다’라는 뜻의 영어 동사 fight에서 유래한 말로 영어를 이용해 한국에서 만든 콩글리시, 즉 영어식 한국어다. 하지만 이제 fighting은 해외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다.옥스퍼드영어사전(OED)이 지난달 한국어 26개를 새로 등재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사전은 fighting이 격려나 응원의 의미를 담은 ‘Go on!’ ‘Go for it!’에 해당한다고 정의했다.
Konglish(콩글리시)도 이번에 등재된 새 단어다. 중국식 영어인 칭글리시나 스페인식 영어 스팽글리시가 그런 것처럼 한국에서만 쓰이던 한국식 영어가 이제는 본토 영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확인한 셈이다.
manwha(만화)도 이번에 등재됐다. 과거엔 일본 만화를 뜻하는 manga(망가)라는 단어를 이용해 Korean manga라고 설명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우리말 발음대로 manwha라고 하면 모두가 이해하는 시대가 됐다. ‘스킨십’은 원래 일본식 영어가 한국에 들어와 그대로 쓰이고 있는 경우인데, 이 역시 한국에서 유래한 영어 단어 skinship으로 등재됐다.
OED는 ‘대박! 옥스퍼드영어사전이 K-업데이트를 했다(Daebak! The OED gets a K-update)’는 글에서 26개 새 단어를 소개하며 “K-팝, K-드라마, K-뷰티, K-푸드, K-스타일 등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한국 스타일은 이제 쿨함의 표본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OED의 업데이트는 다시 세계적인 뉴스가 됐는데, 인도 일간지 ‘The Hindu’는 이와 함께 말할 때 ‘어머, 대박, 진짜, 알겠어, 미쳤어, 땡’ 등 한국어를 섞어 쓰는 인도의 젊은이들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로이터는 “‘오징어 게임’ 이후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며 “2주 동안 영어 학습 사이트 듀오링고에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등록한 사람이 영국에서 76%, 미국에서 40% 늘었다”고 보도했다.
OED에 업데이트된 단어는 다음과 같다. aegyo, banchan, bulgogi, chimaek, daebak, dongchimi, fighting, galbi, hallyu, hanbok, japchae, K-, K-drama, kimbap, Konglish, Korean wave, manhwa, mukbang, noona, oppa, PC bang, samgyeopsal, skinship, tang soo do, trot, unni.
박혜민 /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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