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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주민 터전 위협하는 기후변화

 지난 7월초에 연구차 알래스카 서부도시 놈(Nome)을 방문했다. 공항에서 만난 원주민은 아버지의 상을 당해 고향인 시시마래프(Shishmaraf, 인구 565명)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안 침식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시시마래프라는 작은 마을은 극지 연구의 중요한 장소이다. 습지가 많이 분포돼 있어 메탄의 생성 및 방출에 대한 연구가 꽤 오래 전부터 진행되고 있다. 메탄은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20배이상 높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극지의 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돼 해양과 육상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해양생태계에 대한 영향을 살펴 보자.  
 
첫째는 북극 해빙의 감소이다. 해빙에는 1년생과 다년생이 있다. 1년생은 첫해 생긴 해빙으로 매우 얇다. 그에 비해 다년생은 매우 두꺼워 물개와 북극곰의 서식지로 매우 중요하다. 근래 다년생 해빙의 감소 경향이 뚜렷하다. 북극 해빙 면적을 관측한 우주항공국(NASA)은 2020년도가 최저였지만 올해도 감소추세는 현저하다고 밝혔다.  
 
봄철, 어미 물개는 다년생 해빙 안에서 새끼를 출산하고 새끼가 북극곰을 피할 수 있도록 해빙 안에 미로를 만든다. 그러나 다년생 해빙이 얇아지면서 후각이 발달한 북극곰은 해빙을 깨뜨려 쉽게 새끼를 포획한다. 온난화로 얇아진 해빙은 북극 해양동물의 생활 터전과 해양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있다.  
 
둘째로 해빙의 감소로 파도가 이전보다 더 강하게 일어나고 겨울철 눈폭풍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파도는 바람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극지 해빙이 줄어들면 강한 파도의 발생과 빈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알래스카 에스키모는 조상 때부터 고래사냥 등을 하면서 생활 터전을 이뤄왔다. 알래스카 연안에 많은 에스키모 마을이 형성된 것은 해양동물 수렵과 관계가 있다. 매년 봄과 가을에 개체수를 제한해 고래를 포획할 수 있어 그들의 전통과 음식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강한 바람으로 파도가 강해지고, 겨울철에는 눈폭풍으로 연안 침식이 현저히 일어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 연안 침식이 가장 심한 곳이 시시마래프이다. 연안 침식이 심하다는 것은 원주민의 생활 기반이 파괴된다는 뜻이다. 조상 때부터 내려 온 그들의 터전이 위협 받고 있다.  
 
연안에서 내륙으로 이사하는 것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 알래스카 주정부의 예산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그들이 이전처럼 생활할 수 있을지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연안에 있는 그들 선조가 묻힌 묘지도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마지막으로 연안 침식에 의해 지반 깊이 숨겨져 있던 동토가 노출되고 있다. 동토 속에는 고농도 메탄이 들어 있다. 동토 노출은 메탄의 대기 방출을 의미한다. 대기 중의 메탄농도는 약 2.0ppm이지만, 동토의 메탄은 1만ppm 이상이다. 극지의 대기 중 메탄 증가 속도도 다른 지역보다 빠르다.  
 
원주민과 대화하면서 기후변화와 온난화가 우리 앞에 와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기후변화 및 온난화로 인한 피해와 영향은 지구 전체에 걸쳐 있다. 한 곳에서는 가뭄으로, 다른 곳은 상대적으로 강우와 냉해의 피해를 입기도 한다. 지구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여서 균형을 이루려는 특성이 있다. 현 세대는 지구를 소중히 지켜 미래 세대에게 물려 줄 의무가 있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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