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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백악관 기자들의 불만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역사협회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타운홀 미팅에 다녀왔다. 새로 뽑힌 간사단이 회원사들로부터 일종의 소원 수리를 받는 자리였다. 한 명씩 나와 발언을 하는데 가장 큰 불만은 브리핑실의 좌석 배정이었다. 협소한 공간 탓에 49석밖에 되지 않는 좌석은 앞쪽부터 유력 매체 순으로 지정돼 있다.
 
보통 대변인은 모두발언 뒤 앞줄 중앙에 앉은 AP통신 기자에게 첫 질문권을 준다. 통신사 중 가장 연장자로부터 우선 질문을 받는 오랜 전통에 따른 것이다. 50년간 백악관을 출입한 UPI통신의 전설적 기자 고(故) 헬렌 토머스가 항상 첫 질문을 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출입기자들이 좌석 재조정을 요구한 것은 이번 정부 들어 질문 기회가 너무 줄었기 때문이다. 이날도 젠 사키 대변인은 앞줄부터 세 번째 줄까지만 질문을 받고 브리핑을 마쳤다. 뒤쪽에 있던 한 기자는 “그나마 한 시간 예정된 브리핑도 짧게 끝냈다”며 “오히려 질문 기회 면에선 트럼프 때가 나았다”고 불평했다.
 
언론과 접점을 줄이긴 조 바이든 대통령 본인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시로 브리핑실에 내려와 직접 질문받는 것을 즐겼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대국민 연설 후 두세 개씩 받던 질문도 최근에는 건너뛰는 일이 잦아졌다. 언론과 1대1 인터뷰도 현저히 줄었다.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취임 후 10월 현재까지 그의 언론 인터뷰는 10회에 그쳤다. 트럼프는 임기 첫해 여름까지 적어도 50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13번이나 인터뷰를 했다.
 
그러는 동안 말실수는 많았다. ABC 인터뷰에서 아프간 철군의 혼란이 크지 않다며 “지금 아무도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가, 8일 뒤 카불공항서 170명이 숨지는 폭탄테러가 일어났다. 기자회견 중 집요하게 질문하는 CNN 기자에겐 “빌어먹을”이라고 내뱉기도 했다. 그러자 사키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차라리 질문을 받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한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히려 40%대 아래로 떨어졌고, 차기 대선 주자 경쟁력에서도 트럼프에게 밀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 주자들의 말실수가 잇따르고 있다. 단순 실수라고 보기 힘든, 후보의 밑천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그동안은 당내 경선 과정이라 토론회나 인터뷰에서 그 실수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들 역시 당선 후엔 언론 앞에서 입을 닫아버릴지 모른다. 그러나 불통의 효과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 임기 첫해의 바이든 정부가 보여주고 있다.
 
 

김필규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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