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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라 못만나요" 이 수법에 3600억 털렸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에서 만난 가짜 연인에게 돈을 송금하고 사기를 당하는 '로맨스 스캠'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픽사베이]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자 고립감과 외로움을 노린 로맨스 스캠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로맨스 스캠이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성에게 호감을 산 뒤 결혼 등을 빌미로 돈을 갈취하는 신종 사기를 말한다.

로맨스 스캠 피해 45% 이상 고령층서 발생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로맨스 스캠으로 인한 피해액이 3억400만 달러(약 357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특히 고령자의 피해가 컸다. 전체 피해액의 45%가 넘는 1억3900만 달러(약 1633억원)가 60세 이상 고령자층에서 발생했다. 2019년 대비 전체 피해액은 50% 이상 늘었고, 고령층 피해 규모는 2배 가량 증가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조사한 피해 규모는 더 크다. FBI의 연례 인터넷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로맨스 스캠을 포함한 온라인 사기로 인해 지난해에만 6억 달러(약 7057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전년도 4억7500만 달러에서 급증했다.

로맨스 스캠 가해자들은 소셜미디어에서 가짜 데이트 프로필을 꾸며 낭만적인 관계를 찾는 사람으로 가장한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가져다 프로필을 꾸미고 자신이 그 사람인양 연기한다. 관계가 진전되면 상품권을 달라고 하거나 송금을 요청하는 식이다. 이들은 세금을 내야 한다거나 빚을 갚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며 울며 하소연한다.
연도별 로맨스 스캠 피해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번에 6억원 잃고 자살에 이르기도
미국 은퇴자협회(AARP)의 사기방지 프로그램 이사인 캐시 스톡스는 “그저 1000달러나 1만 달러 규모의 피해를 말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피해자가 헬프라인으로 전화를 걸어왔는데, 로맨스 스캠으로 50만 달러(약 5억8700만원)를 잃었다고 했다”며 “이 불쌍한 피해자는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피해자가 직접 만남을 자주 요청했고, 로맨스 스캠 가해자는 이를 번번이 거절하면서 범죄 사실이 들통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가해자들은 만남을 회피할 아주 좋은 핑계거리를 얻게 됐다. FTC의 마케팅 담당자인 카티 다판은 “피해자쪽에서 만남을 요구하면 소위 ‘구혼자’ 행세를 하는 가해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할 수 없다’거나, ‘최근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왔다’며 이를 거절하는 수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WP는 “로맨스 스캠 범죄자들에게 코로나19가 커다란 은신처를 제공해준 셈”이라고 전했다.

캐시 스톡스 이사는 고령자들의 피해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이들이 정서적으로 그만큼 취약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고립된 고령자가 많아졌고, 또 이 질병으로 인해 배우자를 잃고 슬픔에 빠진 이들도 늘었다”면서 “고립과 슬픔은 마음의 경계를 느슨하게 하고 타인에게 쉽게 관대해지게 만든다”고 말했다.
고령자들이 코로나19로 장기간 고립되고 배우자를 잃은 경우도 늘자 정서적으로 취약해져 로맨스 스캠의 피해자가 되기 쉬워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픽사베이]

범죄집단 조직화…정교·치밀하게 피해자 공략
전문가들은 로맨스 스캠 사기 피해를 입은 이들을 ‘단순하고 속기 쉬운 유형의 사람’으로 생각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가해자들은 기업형 범죄 조직을 형성해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피해자를 물색하고 공략한다. 국경을 초월한 범죄 조직망도 구축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전역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최소 250만 달러(약 29억원)를 갈취한 혐의로 체포된 한 미국인 남성이 4년형을 받았는데, 그는 나이지리아 자금세탁그룹과도 연계돼 있었다.

로맨스 스캠 범죄를 예방할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카티 다판은 “온라인에서 누군가를 만나기 시작했다면 일단 주변에 이 사실을 공개하라”고 말했다. 또 “상대방의 프로필이 조작된 것일 수 있으니, 그의 사진과 이름·직업 등을 토대로 역 검색을 통해 사실인지 찾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수(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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