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00원선 육박…한인들 희비 교차
원화 결제 수입업체 유리
송금 받는 유학생들 '울상'
"1210원선 가능성도 예상"
한국으로부터 물건을 수입하는 업체는 달러 가치가 상승해서 이득이지만 유학생 등 한국으로부터 송금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12일 (한국시간)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20원 오른 1198.8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24일 종가(1201.50원)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이날 오전 중에 1200.4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해 7월 말 이후 처음으로 1200원 선을 상향 돌파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2일 달러 강세의 여건이 강화된 점 등을 고려할 원·달러 환율이 1200원 내외의 높은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머무르는 기간도 확연히 길어졌다. 지난해 2월 초에 1200원대로 올라선 이후, 7월 말까지 약 5개월간 1200원 선을 유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코로나19 위기 상황으로 인한 일시 상승이 아니라, 해당 레벨에서 수급이 균형을 맞추며 팽팽한 거래가 이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9월 초 1150원대를 시작으로 1달 이상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빠르게 반락하기보다는 차츰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도 봤다.
또 전문가들은 ▶미국의 9월 고용지표의 부진 ▶11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 ▶유가 급등을 포함한 물가 상황 등이 달러 강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는 환차익과 차손을 고려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환차손을 보는 쪽은 학비와 생활비를 한국으로부터 송금받는 한인 유학생이다. 그들의 부모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었을 때는 1000만 원(송금 수수료 별도)을 보내면 미국에 있는 유학생 자녀가 1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르면 1200만원을 보내야만 1만 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즉, 한국 부모의 부담이 200만원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기업은 한국에서 상품을 수입하는 업체다. 달러의 가치 상승으로 원화 결제 상황이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물류 적체가 현재 수입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 식품 유통 업계 관계자는 “환율보다 급한 건 글로벌 물류 병목 현상 해결”이라며 “제때 물건을 받지 못해서 손해가 막심하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으로 송금 또는 여행하려는 한인도 환차익 수혜자다. 같은 1달러를 환전하더라도 더 많은 원화를 받을 수 있어서다.
환율 전문가들은 “향후 한동안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넘나들 수 있어서 1210원 선이 새로운 고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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