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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펫팸] 알 수 없는 이유로 버려지는 반려동물

평소 반려동물 관련 기사나 영상을 자주 찾다 보니 구글이나 유튜브 같은 매체가 그와 비슷한 기사나 영상을 늘 띄워준다. 대부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콘텐트일 경우가 많지만 안타까운 글들도 없지 않다. 특히 이유 없는 동물 학대와 마구잡이식 버리기 행태에 대한 기사나 영상이 꽤 자주 등장한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유기하는 횟수도 많아지고 유기행태 또한 도를 넘어서는 경향이 있다.

얼마 전 미국의 한적한 도로에서 차 한 대가 갓길에 서더니 개 한 마리를 내려놓고 줄행랑하는 사건이 있었다. 마침 뒤따라오던 운전자가 녹화한 영상에 따르면 당황해하던 개는 주인이 타고 떠난 차를 지쳐 쓰러질 때까지 쫓아 달렸다. 그 영상 덕에 주인은 경찰에 잡혔지만 상처받은 개의 마음은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한국에서도 버려지는 반려동물에 대한 뉴스는 하루가 멀다고 미디어를 장식한다. 그런데 버려진 뒤 길거리를 헤매는 고양이와 개들은 쉽게 학대의 표적이 된다. 사람의 손길에 익숙해 낯선 사람이 다가와도 경계를 덜 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온몸이 끈적이는 본드 같은 물질로 뒤덮인 고양이가 구조돼 병원에 온 적이 있다. 순종품종의 그 고양이는 외모상으로 잘 관리된 흔적이 있어 길고양이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가 길거리를 떠돌다 끈적이 테러를 당한 것이다. 그 끈적이는 물질을 제거해내는데 몇 박 며칠이 걸린 것으로 기억된다. 식용유로 하면 될 것 같다, 주방 세제로 해보자 등등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하고 온갖 민간요법까지 다 동원해서 결국 끈적이를 떼어냈던 적이 있다. 이렇듯 주인을 잃고 거리를 헤매다 보면 오늘 당장 학대의 대상이 되기 쉽다.

12월 추운 겨울밤이었다. 평소 단골이던 보호자가 치료차 병원에 들어오는데 안절부절못했다. 개 한 마리가 눈이 펑펑 오는 와중에 도로의 전신주에 묶여 있는데 아무래도 주인이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단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보호자가 치료를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까지 그 개는 추위에 덜덜 떨며 전신주에 묶여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그 보호자는 경찰에 신고했고 파출소가 잠시 맡아 보호하다가 결국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동물보호소로 보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주인은 자신이 키우던 개를 왜 눈이 오는 추운 날, 그것도 한밤중에 게다가 전신주에 묶어서 꼼짝도 못 하게 했을까. 동물을 버릴 때도 최소한의 배려는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동물 유기 사건 사고를 경찰에 신고해도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



필자가 키우던 강아지, 고양이 세 마리는 모두 동물병원에 버려진 아이들이었다. 호텔에 맡기고선 한 달간 연락이 안 되더니 결국은 주인에게 버려진 아이. 병원에서 수술 후 주인과의 연락 두절로 장기 입원환자로 남더니 결국은 유기견 처리가 된 아이. 또 한 아이는 미용을 맡기고 찾아가지 않던 황당한 주인을 둔 운명의 소유자였다. 버려진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버려지는 다양한 경로만 있을 뿐이다. 어느 날 아침 동물병원 앞 상자에서 발견된 베이비박스 유기견도 있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 많은 만큼 가벼이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물음은 우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서로 섞여 사는 것이 현대사회이다. 마이크로칩 의무화로 동물과 보호자 등록을 보편화시키면서 예전보다는 유기행태도 많이 나아지고 있다. 유기 관련 처벌에 대한 법률개선과 사회적 인식 재고를 위해 반려인들이 관련 캠페인이나 국민청원 등에 조금씩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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