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양극화 극심
UVA 조사, 양진영 80%가 상대편이 민주주의 파괴, 분리독립 주장도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서로 편을 갈라 극단적인 대립을 일삼고 심지어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는 등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대학(UVA) 정치학센터가 최근 2천여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지난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각각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80% 이상이 다른 진영 지지자이 ‘미국 민주주의의 현존하고 명확한 위험’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진영의 응답자의 70% 이상은 연방수정헌법상 철저히 보장된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도 불구하고 다른 진영의 극단적인 언론을 사전에 검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양 진영 응답자의 75% 이상은 상대방 진영을 미국적 가치와 미국인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지지자의 60%, 트럼프 지지자의 80% 이상이 진정한 민주시민은 상대편의 민주주의 위험 독소를 제거해야 하며, 강력한 지도자가 나와서 극단적이고 부도덕한 상대방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진영의 각각 45%은 심지어 각자의 지도자가 의회나 사법부 견제없이 통치할 필요가 있다고 답해 사실상의 ‘이념진영 독재’를 원했다.
심지어 바이든 지지자의 41%, 트럼프 지지자의 52%는 미국을 기꺼이 나눌 의사도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대립하느니 차라리 파란색(민주당)과 빨간색(공화당)으로 나눠 연방에서 탈퇴해 분리 통치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체코슬로바키아가 1993년 체코 공화국과 슬로바키아로 분리한 것도 좋은 예라는 주장했다.
이같은 응답비율은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인스티튜트 2019년 조사 때보다 더욱 극단적으로 변한 것이라,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며 미국인들의 갈등 얼마나 더 심해졌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건국 초기부터 분열로 인해 심각한 내분을 겪고 심지어 남북전쟁 등 참화를 이겨내는 등, 갈등은 미국정치의 상수에 가깝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통해 이겨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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