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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외로움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병상에서 고통과 싸우는 일은 힘들고 외로운 일이다. 게다가 코로나는 가족의 접근에 빗장을 걸었고 환자들은 외로움 위에 그리움까지 더하게 되었다.

최근 브라질에서 한 여의사가 메스가 아닌 기타를 들고 환자를 찾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유 역시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말을 전달하기에 그럴 것이다.

물론 코로나가 가져온 외로움은 병상과 일상을 가리지 않는다. 키보드를 두드리며 인터넷을 오가고 화상으로 통화를 하면서도 우리는 외로움을 다 떨쳐내지 못한다.

어떤 이에게 외로움은 창작을 위한 힘이 되기도 하고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우리들은 외로움과 친구가 되기보다는 친구를 찾고 싶다. 그런데 외로움을 견디고 그 시간을 이겨낸 이야기들도 생각해보면 창작이라는 친구와 자기 성찰이라는 친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사랑할 친구가 생긴 것이다.

그러니 외로움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사랑을 찾는 일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니 말이다. 혼자여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는 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외로움은 나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만들지만 사랑은 나와 이웃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만든다.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은 평범하고 소심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자기 인생을 보면서 성공한 친구들과 멀어져 혼자 남았다고 느낀다. 그리고 남들이 그런 자신을 실패자라고 본다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그때 아들이 그에게 "아빠 사람들은 그런 것 기억 못 할걸. 사람들은 자기 생각만 하거든. 아빠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생각이 의미 있는 거 아냐? 아빠에게는 내가 소중하잖아" "그럼 네 생각은 어떤데?" "나? 나야 아빠를 사랑하지".

"아빠는 성공했지"가 아니었다. 실패의 반대말이 성공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가. 우리는 잠시 사는 이 땅에서도 소중한 한 사람으로 외로움을 이긴다. 그런데 심지어 아무도 없을 때도 영원한 한 사람이 있다면 어떤가. 나의 목구멍에 잠겨 나오지 못하는 외로움과 신음을 영원히 듣는 한 사람이 있다면 어떤가.

우리에게는 그 한 분이 있다. 희미해지는 믿음 속에서 떨리며 모은 손을 붙잡아 주는 그 한 분이 있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눈물 앞에서 먼저 울어주는 그 한 분이 있다. 깊은 한숨을 따뜻하게 들어주는 그 한 분이 있다. 쓰고 싶지 않은 오늘의 일기를 결국은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그 한 분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있다.

[email protected]


한성윤/ 목사ㆍ나성남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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