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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조개껍데기의 문장

조개껍데기는 질풍노도의 파도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살랑이는 작은 파도를 무시하지도 않는다

조개는 수억 번 드난하는 파도를 머릿속으로 세고 있다가

계절이 바뀔 때 제 몸에 나이테를 새긴다



그동안 80평생 살아온 나의 하루하루는 조개껍데기였다

그녀의 손길을 수없이 파도처럼 드난했고

수 없이 밀려오는 궂은 날들을 그녀와 이겨냈다

숨 멋든 수심 한 수레 싣고 출렁이는 해변 찾아

빈 조개껍데기를 조심스레 안아본다

알맹이 빠진 조개껍데기가 표정을 잃었다

수심 찬 얼굴에 오월 햇살도 차갑게만 느껴진다

잃어버린 알맹이를 찾고 있을

조개껍데기의 마음을 조금을 알 것 같다

나는 지금 무엇을 찾고 서 있는지

사랑하는 내 님 없는 세상은 조개껍질인데

환희의 날 턱 없이 부족한 순간

나는 그대만을 바라보며 영원할 줄 알았다

임 없는 조개껍질은 오뉴월에도 차갑기만 하다

언제나 빈속을 채워보려나


하세종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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