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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칼럼]부동산 투자의 어려움

휘영청 밝은 달이 떴다. 한국의 추석이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미국 이민 생활 천천히 숨을 쉬어본다. 젊었던 시절이 한순간 사라진 것 같다. 머리는 희끗희끗해지고 몸도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조만간 은퇴해야 하는데 생활비 마련 등이 걱정이다.

기대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고 한다. 은퇴하면 2, 30년이라는 긴 세월이다. 힘들게 벌어 모은 소중한 목돈, 이것으로 부부가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한다. 은행이자론 물가 상승도 충당할 수 없다. 주식투자로 돈 벌었다는 사람도 있지만, 해본 경험이 없기에 두려움이 앞선다. 밝은 달을 바라보면 이 생각 저 생각 해보지만 뾰쪽한 방법이 없다.

두고 온 고국을 생각하며 한국 신문을 본다. 하루도 빠짐없이 나오는 기사는 부동산 이야기며 대부분 집값 상승에 관한 기사이다. 강남의 아파트가 몇 배로 뛰었다는 소식은 이젠 화젯거리도 되지 않는다. 미국의 집값도 대폭 올랐다. 파는 가격보다 더 많은 웃돈을 주어야 겨우 집을 산다고 한다.

결론은 부동산 투자인 것 같다.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에 투자해서 임대료(Rent)를 받아 은퇴 생활하며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부동산은 건물을 실제로 보유하고 만져볼 수도 있기에 주식투자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생각도 든다.
부동산 투자가 생각한 데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를 하기 전 심사숙고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부동산 투자 자체가 잘못된 투자는 결코 아니지만,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순서 없이 함께 알아본다.

첫째로 부동산 투자는 전체 자산 중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여러 투자 종목 중에서 어느 특정한 종목에 집중해서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한 부동산이 대박이 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정반대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둘째는 부동산 구매가 일반적으로 본인이 거주하는 근처이다. LA에 거주하고 있다면 그 지역 주위에 투자하게 된다. 캘리포니아라는 한 주에서도 작은 부분이다. 뉴욕이나 댈러스 등 미국의 다른 지역 투자는 거의 불가능하다. 지역적으로 분산투자에 어긋나는 것이다.

셋째는 부동산 투자에도 주택, 아파트, 호텔, 사무실, 콘도 등 종류가 다양하다.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의 여유가 없기에 여러 부동산 중에서 어느 한 부분에 투자하게 된다. 이것 또한 분산투자에 어긋나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는 많은 전문성을 요구한다. 관리인을 고용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면 직접 모든 것을 고칠 수 있는 ‘손재주’가 필요하다. 그야말로 24시간 대기 상태이다. 또한, 명의변경 등 여러 가지 부동산 관련 서류, 기본적인 세법, 임대가 원활히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리가 필요하다. 만약 입주자가 임대료를 제때 내지 않거나, 야반도주, 분쟁, 등을 일으킬 때 생기는 스트레스와 금전적인 손실은 경험해보지 않고는 모른다.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은 월세 받는 금액만 생각하지 손익계산을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는다. 부동산 매매 비용, 재산세, 보험료, 수리비, 수입에 대한 세금 등 모든 경비를 계산해야 한다. 부동산투자는 자산이 부동산과 함께 묶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급한 일로 목돈이 필요하다면 부동산을 처분해야만 한다. 처분할 때 그동안 받았던 감각 상각비 혜택을 물어내야 한다. 또한, 부동산 상속은 금융자산과 달리 복잡하다.

부동산 투자는 한마디로 복잡한 투자이다. 이런 어려움을 통하지 않고 부동산 투자를 원한다면 금융자산 부동산 투자(REIT)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한 예로 미국 부동산을 업으로 하는 회사, 즉 170여 개 회사로 묶인 종목(Vanguard Real Estate ETF)이다. 지난 1년 수익률이 37.6% 그리고 10년 동안에는 연평균 10.8%로 높은 수익률이다. 수익률 10%란 7.2년마다 두 배가 된다. 50만 달러 투자가 15년 후 200만 달러로 증가한다.

은퇴한 후 생활비나 소일거리로 부동산 투자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편안한 노후가 걱정과 근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기 전 심사숙고해야 하는 이유다.

▶문의: youtube 이명덕 재정계획, 248-974-4212


이명덕 / 재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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