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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운전' 나이보다 신체 반응 속도·시력 등 중요

운전대 언제 놓아야 하나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서부의 경우, 고령층의 운전이 심각한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서부의 경우, 고령층의 운전이 심각한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백세시대가 되면서 고령층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눈길은 우려스럽다. 왜냐하면 고령자는 운전 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들의 우려는 더 크다. 부모를 설득해 언제 자동차 키를 내려 놓게 해야할 지 고민이다.

#한인 타운에 거주하는 제니퍼 김(80)씨가 최근 운전을 그만뒀다. 김씨는 지난 30년간 운전을 했다. 이민 오고 얼마되지 않았던 50세에 드라이빙 연습을 시작해 몇 달 걸려 천신만고 끝에 면허증을 땄고 그후 운전을 즐겼다. 물론 얼마전까지 장거리는 아니고 주로 가까운 마켓 등에 갈 때 차를 몰았다.

50세가 넘어 운전을 시작해서인지, 운전에 재주가 없었던지 그동안 간단한 접촉사고도 많이 일으켰다. 조금 긁은 것이 전부여서 큰 문제는 없었다. 지난해 운전면허증 갱신을 위해서 필기시험 공부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코로나 덕분에 자동 연장되는 행운을 얻어 면허증은 지금도 유효하다.

하지만 최근 노인아파트로 옮기면서 차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주차 공간 얻기도 어려울 뿐더러 인근에 마켓이 있고 가까운 거리는 택시를 타면 된다는 생각에 자동차 할부금은 안들어갔지만 비싼 보험료, 유지비를 절약하는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김씨의 30년 운전 역사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사실 수년 전부터 김씨의 자녀들은 김씨에게 운전을 그만두라고 설득해왔다. 하지만 딱히 운전으로 문제가 없었기에 말릴 수도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서야 그동안 잔사고가 많았다는 것을 알았다.

◆DMV규정

가주 차량국(DMV)는 차량을 등록하고 운전 면허증을 주는 주정부 기관이다. 시니어의 운전에 대한 방침은 알려진 바와 달리 특정한 나이가 된다고 면허 갱신 과정에서 재시험을 보게 하는 등 까다롭게 하는 것이 아니다. 나이보다는 기록을 통해서 그 면허 소지자가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우선 건강문제다. 다양한 불빛 아래 위험상황을 감지하고 거리를 판단하고 속도를 조절하고 교통표지판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느냐도 건강과 관련이 있다. 건강과 관련해 영양상태도 좋아야 한다. 입맛에 따라 건강상태를 가늠해 볼 수도 있다. 신체적 정신적 상태도 중요하다. 운전을 위해서 신체가 잘 움직일 수 있는지도 고려사항이다. 이외에 근육, 관절, 골격의 변화 여부가 중요하다. 시력과 청력은 운전에 있어서 중요한 논의사항이다.

마지막으로 인지 장애와 복용약 및 알코올 문제다. 인지장애로는 치매 및 알츠하이머, 수면장애, 뇌종양, 파킨슨병, 중풍으로 인한 장애를 말한다.

아울러 고령 운전자 스스로 ‘운전 제한조치(restricted driver license)'를 받아들이는 것도 가능하다. 운전 제한조치는 운전자에게 면허증을 발급하되 ‘낮 시간대 운전-일몰 후 운전금지, 프리웨이 운전금지, 사이드미러 추가설치, 러시아워 시간대 운전금지, 지역 제한, 시력보호 조치’ 등을 요구한다.

◆교통사고 문제

시니어는 차량 운전 중 브레이크, 액셀 등을 잘못 제어해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신체반응이 더뎌 의욕이 앞서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 70~80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 보행자를 숨지게 하는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한인타운 교통법 변호사 B씨는 “시니어 운전자들이 사고를 내고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대부분 80세가 넘은 시니어들은 사고를 보험 처리하는 것보다는 보고를 안하고 현금으로 처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교통위반 티켓 받는 것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70세가 넘는 시니어가 면허 갱신시 직접 DMV를 방문해 각종 검사와 필기시험까지 봐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고속도로교통안전협회(NHTSA)에 따르면 2017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65세 이상 시니어 운전자는 6784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18%를 차지할 만큼 높은비중을 보였다. 하지만 시니어 운전자들에게 운전 포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접촉사고를 낸 마이클(78)씨는 “아들 내외가 더 큰 사고를 내기 전 운전을 그만두라 성화지만 거동이 불편한 것도 아닌데 앞으로 몇 년은 더 문제없다”며 “만약 운전을 그만두면 자식들이 대신 운전해 줄 것도 아니면서 무조건 운전을 그만두라는 건 LA에선 감옥생활을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른 통계에 의하면 고령자가 운전을 그만 둔 후 남성은 6년, 여성은 10년을 더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의 의견

임영빈 노년내과(Geriatrics) 전문의에 의하면, 시니어의 운전 여부는 나이보다는 인지력, 감지력을 두고 판단한다. 같은 말을 반복하고 단어를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시력, 청력, 걸어다니는 능력(모빌리티), 통증 촉각력 등이 문제가 된다. 촉각력이 떨어지면 페달을 밟을때 느낌이 없어서 너무 세게 밟아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임 전문의는 “경험상 75세부터는 운전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특히 질환이나 당뇨합병증, 젊은 시절 술을 많이 마셨다면 신경문제, 비슷한 음주량이라도 시니어가 되면 해독능력이 떨어져 음주 운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 만약 부모님의 운전에 대해서 걱정이 된다면 우선 부모님의 차를 살펴보라”며 “가족들에게는 숨기지만 범퍼 같은데에 망가진 곳이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니어 안전 운전하려면

▶한계를 인정한다=신체적 한계를 스스로 인지하고 보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운전할때 신체적으로 불편한 곳이 있다면 물리치료사를 찾아 극복하는 운동법과 운전보조 장치 등을 제공받는 것이 좋다. 새차 구입할때 계기판 활자가 크고, 충돌 회피, 차선 안전 변경, 사각지대 관리 등 첨단 사양이 포함된 차종을 구입하는 걸 고려해볼 만하다.

▶좋은 컨디션에서 운전한다=맑은 날씨, 출퇴근을 피한 낮 시간, 조용한 도로, 익숙한 지역 등에서만 운전한다.운전자의 컨디션도 중요하다. 피곤하거나 화가 난 상태로 운전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운전 기술 업데이트=고령 운전자를 위한 재교육 수강도 검토한다. DMV의 시니어 운전기술 향상프로그램이 있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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