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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화당 아·태계 커뮤니티센터 개설의 의미

‘병가상사(兵家常事)’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다시 말해 싸움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는 뜻이다. 중국 당나라 때 ‘신당서(新唐書) 배도전(裵度傳)’에서 유래됐다. 이는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속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실패는 성공을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선거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그럼에도 공화당은 지난 11월 선거의 패배를 상당히 뼈아프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아닌 게 아니라 미세하나마 우세할 것으로 여겼던 대통령선거에서 뒤집기를 당했다.

게다가 공화당의 텃밭으로 여겼던 조지아에서 연방상원의원 2석을 모두 잃었다. 이로 인해 최후의 보루라고 여겼던 상원조차 주도권을 놓쳤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한 셈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epublican National Committee: RNC)는 소수계를 아우르지 못한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은 듯하다. RNC는 공화당의 자금을 모금, 관리하고 조직 운영과 선거 전략 등을 총괄 지휘하는 당의 핵심 조직이다.



공화당은 그동안 유색인종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 크게 정치력이 신장된 아시아계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한 게 지난 대선의 결정적 패착이다. 이는 선거인의 인구분포조사에서도 증명됐다. 이 결과 RNC는 흑인, 히스패닉, 그리고 아시아계를 조직화하지 않고는 내년 중간선거에서도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전에도 선거를 앞두고 소수계 커뮤니티 리더들을 자문의원으로 임명하는 등 제스처를 취하기는 했다. 하지만 일시적 방편이었다.

절치부심한 공화당은 소수민족에 대한 유화정책을 들고 나왔다. 이 가운데 하나가 아시아 태평양계 커뮤니티센터(Asian Pacific American Community Center: APACC) 개설이다.

이 센터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지역 아시안 유권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모임을 주최하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 RNC는 이를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입했다.

첫 테이프는 지난 6월 캘리포니아 웨스트민스터에서 끊었다. 이 곳은 아시아계 다민족이 많이 모여 있어 ‘리틀 사이공’이라 불린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오렌지 카운티에 속해 있다.

RNC가 이 지역을 첫 주자로 선정한 것은 의미가 있다. 실제 캘리포니아 21, 25, 39, 48지구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매우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곳이다.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장악했던 이지역을 지난해 공화당은 탈환에 성공했다. 바로 한국계 미셸 박 스틸과 영 김 하원의원이 각각 당선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눌렀다.

미셸 박 의원은 앞으로 APACC가 공화당의 희망 메시지와 낙관적 어젠다를 남가주에 퍼트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 김 위원도 센터 덕분에 공화당(GOP)을 ‘큰 기회의 당(Grand Opportunity Party)’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로나 맥도니얼 RNC의장은 지난 대선 전에 이 같은 조직을 만들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녀는 앞으로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미국 전지역에 APACC를 건설하는 등 장기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번째 지역으로 조지아가 선정됐다. 미국 동남부 최대 아시아계 거주지역인 귀넷 카운티에 전략본부를 최근 개설하고, 아시아계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 지난 선거에서 귀넷 카운티는 블루웨이브로 물들었다. 공화당으로서는 와신상담의 대표 지역이다.
이유야 어쨌든 공화당의 이 같은 변신은 미주 한인에게는 정치적 역량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주류정치를 향한 발판이 또 하나 마련된 것이다. 미주 한인 모두가 정치력 신장에 적극 동참한 결과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있다. 미국사회는 더욱 더 그렇다. 각고의 노력으로 얻은 불씨를 잘 살려야 한다. 땀을 흘리지 않고는 열매를 얻지 못하는 법이다.


권영일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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