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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열린 커뮤니티를 위하여

다인종 사회의 백신 접종 홍보는 달라야 한다

최근 20년간 조지아와 앨라배마는 다인종사회로 변하고 있다. 특히 애틀랜타 한인타운은한인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다양한 이민자들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다행히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귀넷카운티 정부는 최근 아시안 문화 존중 및 한인초청 행사를 다수 개최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귀넷카운티를 제외한 조지아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이민자들에 대한 서비스는 여전히 부족한 감이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발생과 자택격리 등 비상상황에서 이 같은 서비스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지방정부는 마스크, 사회적 거리두기, 락다운 등의 비상 조치를 잇달아 취했지만, 영어를 못하는 한인 등 이민자들을 위한 한국어 등의 정보는 애틀랜타 시청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시피 했다. 덕분에 한인들은 애틀랜타 중앙일보 등 한인언론을 보면서 비상상황에 대처해야 했다.

또한 올해초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정부기관에서는 영어와 스패니쉬로만 접종장소 및 접종 요령을 홍보했다. CPACS와 KAC 등 비영리단체가 한글로 백신 접종 캠페인에 나섰지만, 지방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했다.



조지아 주정부, 지방정부는 다인종 이민자 사회를 대상으로 맞춤형 백신 접종 홍보를 벌이고 있는 타 주정부 사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다인종 격오지 지역인 델 노트 카운티(Del Norte County)의 최근 백신 접종 홍보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북서부 격오지에 위치한 이 지역은 단 한곳의 병원 병상이 꽉 차 있고, 백신 접종률은 43.6%에 불과하다. 인구의 17%는 멕시코 출신 라티노들이며, 몽족, 아메리카 원주민 등 주민 구성도 다양해 홍보와 통신 수단도 매우 제한돼 있다고 델 노트 카운티 보건인적서비스부의 공공보건프로그램 매니저인 멜로드 캐논-커츠(Melody Cannon-Cutts)는 밝혔다.

지역운동가 미구엘 펠라요-제페다(Miguel Pelayo-Zepeda)는 이 지역 인구 상당수를 차지하는 멕시코 농부들을 설득하기 위해 그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코로나 때문에 즐겨하는 마을축제(quinceañeras)도 못하는 라티노들에게는 “예전처럼 다시 모두같이 모여서 즐기려면 백신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점심시간에 라티노 농장(Alexandre Dairy Farm) 및 베이커리 (La Jolla deli) 옆에서 백신 접종소를 열고,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게는 공짜로 타코를 나눠줬다.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델 노트 부족토지 북부 연맹 네트워크의 사무총장인 테리 서파한(Terry Supahan)은 대가족 위주인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특성을 감안해 원로들에게 “백신을 맞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어른들이 책임있게 행동하자”고 설득하도록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망명자 출신 몽(Hmong)족에도 정부의 손길이 미쳤다. 크레센트 시티 몽족 문화센터 쿠 부(Khou Vue) 이사는 몽족 특유의 ‘비상연락망’을 활용해 부족 지도자들에게 백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몸이 아픈 어르신들에게 식료품을 사다드리기 위해 비상연락망을 가동했다”며 “많은 어르신들이 영어는 물론이고 몽족 언어도 못하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 전화나 직접 방문 등의 의사소통 수단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다인종 맞춤형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사례는 애틀랜타 지방정부에도 많은 참고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정부 보건국이 코로나 백신 접종소를 보건소가 아닌 둘루스 한인타운 제과점 주차장에 설치하고, 백신 접종자에게 단팥빵이라도 나눠주는 것은 어떨까. 또 정부와 한인단체와 협력해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백신 접종을 홍보하는 발상의 전환도 생각해볼 때다.


이종원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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