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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총영사관 유감

최근 받은 시카고 총영사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총영사관 민원 업무를 위해서는 최소 하루 전 온라인 예약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다운타운 NBC 타워에 위치한 총영사관 민원실을 예약 없이 찾았다가는 업무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단 장례식 참석을 위한 자가격리면제서 발급이나 긴급 여권 발급 업무 등은 예약 없이 처리 가능하다는 것이 보도자료에 포함돼 있었다.

총영사관은 사전 온라인 예약제 실시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민원실이 붐비는 것을 사전에 막아보자는 것을 꼽았다. 최근 자가격리면제 발급 신청과 관련해 민원실을 직접 찾는 한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총영사관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민원24’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예약을 하는 것은 시카고 총영사관만은 아니다. 다른 공관서도 온라인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카고 총영사관은 후발주자인 셈이다.

온라인 예약을 직접 해봤다. 민원24 웹사이트인 consul.mofa.go.kr로 접속해 회원 가입을 하거나 비회원 인증코드를 받아 예약을 하는 것이다. 비회원 인증코드를 통해 온라인 예약을 시도해 봤더니 해당 공관을 클릭하고 예약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어떤 업무를 봐야 할 지를 적어야 한다. 이후 예약 확인으로 넘어가고 이 페이지에서는 예약 취소도 가능했다. IT 선진국답게 비교적 깔끔하게 준비된 시스템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만약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이라면 어떨까를 생각해봤다. 특히 회원 가입이나 비회원 인증부터 생소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조차 불편함을 겪는 한인들이 많을 수 있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모바일로 가능한 세상에서 간단한 접속조차 힘들어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담당 영사는 온라인 사전 예약을 힘들어 하는 민원인과 전화통화로 1시간 넘게 설명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최근 총영사관이 안내했던 K-ETA만 하더라도 앱을 설치하고 셀피를 찍어서 한국 내 체류지를 위한 우편번호 검색과 상세 주소 입력을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분들을 적지 않게 목격했다. 나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장벽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새로 시행되는 온라인 사전 예약제를 앞두고 시카고 총영사관이 한 일은 언론사에 보도자료 한 장 보낸 것이 전부다. 그 정도쯤이야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모바일 장벽을 실감하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불편이다. 보도자료 한 장 보내놓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총영사관은 재외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하고 사진이 첨부된 보도자료를 보냈다. 내년 3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관련 법에 따라 재외선거를 홍보하고 관리할 조직이 구성된 것이다. 사안으로 보면 온라인 예약제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인데 보도자료 보내고 자체 웹사이트에 활동 사항으로 올리고는 끝이다.

기억을 되살려 예전에는 어땠는지 생각해 봤는데 지금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었다. 주요 변화가 있으면 어떤 맥락인지를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대면으로 만나 기본 정보와 정황 등을 소개했다. 이는 언론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자들과 동포들에게 보다 정확한 내용이 알려지기를 바란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노력이 보이질 않는다. 대부분의 사안은 보도자료 보내고 그것으로 일처리를 다했다고 하는 것 같다. 보도자료를 받았는지 등은 확인하지 않는다.

시카고 총영사관의 기본 입장이 동포사회에 보다 가까워지고 친절하고자 한다면 분명 현재의 대응과는 달라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모든 것을 코로나19 팬데믹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어쩌면 이 같은 분위기는 담당 영사 한 명의 차이라기보다는 공관장의 자세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나 혼자만일까?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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