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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귀한 병도 있나요?

‘희귀질환’이란 용어는 다소 어색하게 들린다. ‘희귀(稀貴)’는 드물 희(稀)와 귀할 귀(貴)자로 구성된 한자어다. 글자 그대로 드물어서 귀함을 뜻한다. 희귀 금속, 희귀 우표, 희귀 동전 등을 생각하면 의미가 바로 와 닿는다. 양이 적어서 귀한 대접을 받는 것들이다.

예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관련해 종종 언급됐던 희토류 역시 희귀 광물이라 할 수 있다. 첨단제품 제조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중국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중국이 수출을 막으면 큰 피해가 우려됐었다. 이처럼 ‘희귀’는 드물어서 귀하게 대접받는 것에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희귀질환’이란 말은 의미가 잘 통하지 않는다. 드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귀하게 대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말이 ‘희소질환’이다. ‘희소(稀少)’는 매우 드물고 적음을 뜻한다. 어떤 현상의 많고 적음만을 나타내는 가치중립적 단어다. 희소물자·희소가치 등처럼 쓰인다. 따라서 드물게 발견되는 질환이라면 ‘희소질환’이라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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