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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고장 난 저울

월요일 아침 조용한
공중목욕탕
아니 이렇게 체중이 늘다니
실망의 그림자 눈빛 흐린다
“아저씨 그 체중계 고장 났어요”
빈 저울은 다섯 눈금 앞서 있다
그래 0을 못 지키면 저울 아니지
갑자기 0의 글씨가 소중해 보인다

내 마음 저울은 지금
0을 바로 지키고 있는지
하루에도 수 없이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보이지 않는 저울에 올려놓지 않았던가
거기 미움과 시기 욕심과 이해(利害)
더 얹어 셈한 것 같아 미안하다
마음의 저울 항상 0을 지켜야 하는데
그게 진정 허공의 마음이라 알면서
때론 흐리고 더러는 개고
이만큼 살았어도 쉽지 않다
마음저울 깨끗이 비워두는 일


강언덕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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