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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파친코’(PACHINKO)를 읽고(1)

‘파친코’는 재미동포 작가 이민진 씨의 장편 소설이다. 3년 전에 이 책이 출판되자마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그리고 영국의 가디언 등이 ‘The Best Book of the Year’로 선정했다. 작가는 70년대 중반 7살 때 부모를 따라 뉴욕에 이민 온 한인 1.5세대다. ‘파친코’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행성 오락 게임이지만, 이 책에서는 일제 강점기 때 여러 모양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던 동포들이 종전 이후에도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에서 모진 민족적인 멸시를 받으면서 생활의 방편으로 종사했던 파친코 사업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은 “역사는 우리를 망쳐 놓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한다. 구한 말 고종과 이완용 등 매국노들이 나라를 망친 1910년부터 80년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책의 1부는 일제 강점기부터 2차 대전 패망까지다.

주인공 김선자(1915년생)는 부산 영도 출신으로 아버지 김훈(1883)과 어머니 김양진(1896) 사이에 태어났다. 김훈은 언청이요 한쪽 다리를 잘 못 쓰는 신체 장애인이지만 사려가 깊고 현명한 사람이다. 김훈 부부는 영도에서 하숙집을 하면서 선자를 사랑으로 잘 키운다. 아버지를 따라 부산 시내까지 장을 봐오던 선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느 날 혼자 장을 보러 갔다가 고한수라는 멋쟁이 신사와 운명적인 만남을 한다. 둘은 서로 사랑하여 선자는 임신을 한다.

한편 영도의 하숙집은 평판이 좋아서 새로운 하숙생 백이삭(1906) 목사가 각혈하며 찾아온다. 그는 평양 부자며 교회 장로인 백씨의 셋째 아들이다. 양진과 선자는 결핵으로 죽은 남편을 생각하며 그를 각별히 돌보아 준다. 건강을 회복한 이삭은 선자가 임신했으나 아기 아빠와 결혼할 수 없는 사실을 알고 양진과 선자를 설득해 선자와 결혼하여 자기 아들로 키우기로 한다. 그리고 형이 있는 오사카로 이주한다. 선자와 고한수 사이에 생긴 아이 노아(1933)가 태어나고, 6년 후에 이삭 사이서 아들 모자수(모세)가 태어난다. 동생 이삭을 오사카로 초청한 요셉과 경희 부부는 금실이 아주 좋은데 둘 사이에 아이가 없다. 두 형제는 끈끈한 형제애로 서로 사랑하며 한집에서 산다. 그들의 큰형 사무엘은 3·1 독립운동에 참여했다가 옥사한다.

노아는 생부인 고한수의 외모를 그대로 닮았지만, 성격은 아버지 이삭을 따라 착하고 예의 바르며 공부도 잘해서 교토 대학에 입학한다. 반면 모자수는 목사인 아버지나 큰아버지와는 다르게 힘도 세고 자기주장도 강해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절대로 지지 않으며 멸시나 천대를 참지 못하고 부딪치며 이겨간다. 모자수는 일찍부터 사회에서 외면당하는 조선인은 돈이라도 많이 있어야 한다며 파친코 사업에 뛰어든다. 노아와 모자수를 잘 키우고 싶은 선자와 경희는 애들 학비라도 마련하기 위해 김치 노점상을 츠르하시에서 시작한다.

재일동포의 시작은 일제 강점기 초 제주도와 경상도 사람들이 돈 벌기 위해 간 사람들이다. 1923년에 제주도와 오사카 사이에 직항 배편이 열렸다. 1930년대에는 중일전쟁으로 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군대로 징발되자 노동력이 부족하여 조선 사람들을 대거 차출해 탄광과 군수공장의 노동력을 채웠다. 2차 대전 말기엔 조선인 약 200만이 일본에 있었다.


김바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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