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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칼럼] 행복한 아이 행복한 어른

발달 연구에 종종 사용되는 연구 방법에 종단 연구가 있다. 비슷한 연령대 참가자들의 삶을 기간을 두고 지속해서 탐구하는 일이다. 10년이나 20년, 또는 한 세대라 불리는 30년 이상 계속되는 종단 연구도 드물지 않다. 그런데 80년이 넘도록 수행돼 온 연구가 있다면 가히 경탄할 만하다. 최근 이러한 연구가 발표됐다.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성인 발달 연구팀의 행복에 관한 연구다.

연구는 1938년 미국 경제 대공황기 하버드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68명의 남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한다. 그 후 1970년대 보스턴의 빈곤 지역에 사는 456명의 청년을포함해 총 724명의 남성의 삶을 현재까지 82년 동안 조사·분석했다. 연구자들은 2년마다 참가자들의 신체 및 정신 건강, 직업 활동, 친구 관계, 결혼 생활 등을 면밀히 분석했고, 이에 더하여 대면 인터뷰와 건강 검진, 혈액 검사 및 두뇌 촬영도 진행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방대하게 수행된 연구로써, 이 연구가 갖는 가치와 의미는 매우 크다. 그중 필자가 특별히 흥미를 느낀 대목은 2005년부터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월딩거 교수가 내린 결론이다. 그는 한 문장으로 연구 결과를 요약한다. ‘좋은 인간관계는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한 삶으로 인도하는 반면, 외로움은 우리를 병들어 죽게 한다.’

좋은 인간관계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심리학자들과 정신분석학자들은 그 근거를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 관계 형성에서 찾는다. 유아기에 부모와 따뜻하며 신뢰에 기반을 둔 관계를 형성했는지가 후에 성인이 되어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과 맺는 관계의 질을 예측하는 중요 요인이라는 얘기다. 연구에서 행복한 아동기를 보낸 참가자들은 중·노년기를 지내는 동안 신체적으로 건강했고, 80대가 되었을 때도 안정적인 결혼 생활 및 배우자와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부모에 대한 신뢰 및 애착 관계 형성과 더불어 주목할 것은 그들의 성장 과정을 통해 최소한 한 명의 형제나 자매와 가깝고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는가였다. 친밀한 형제·자매 관계를 경험한 참가자들이 50대 이후 우울증을 겪을 확률은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여기까지만 읽는다면 불우한 아동기를 보낸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결코 아니다. 혼란스러운 가정환경과 경제적 어려움 등 도전이 많은 환경에서 성장한 성인들의 경우, 행복한 아동기를 보낸 이들에 비해 행복 지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 낸 변수는 따로 있었다. 그것은 이들이 50대를 거쳐 6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생산성(generativity)에 가치를 둔 인생을 살았는가였다.

생산성은 다음 세대 양육과 관련하며, 비단 자신의 자녀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직장 생활을 통해 후배를 기르고, 젊은 세대들의 멘토가 되어 주는 등 사회에 보탬에 되는 가치 있는 일에 헌신하는 것이다. 생산성이 높은 중·노년들의 행복 지수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글을 맺으며 강조하고 싶은 바는 두 가지다. 첫째,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 둘째,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낸 어른들도 자녀를 양육하며, 혹은 또 다른 다양한 방법으로 다음 세대를 돕고 지원하는 일을 통해 자신의 삶을 더욱 의미 있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안타까움이 있다면 이처럼 인간관계에 가치를 두는 교육을 우리 사회가 꽤 오랫동안 외면해 왔다는 것이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Hannah.Kim@houghton.edu


김현경 / 호튼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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