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몬드 리 장군 동상 끝내 철거
130년간 남군의 수도에 세워져
예술품 가치 고려 창고보관키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BLM운동으로 급속도로 확산된 ‘비판적인종이론’의 광풍속에 리 소장은 인종주의자로 역사속에서 지워져야 할 인물로 낙인찍힌 것이다. 역사 속의 인물들과 사건까지도 오늘날의 이념적 프레임으로 재해석하는 중국 문화혁명식 ‘역사바로세우기’가 자유와 민주주의의 최고봉인 미국을 오염시킨다고 절반의 국민들은 소리높여 외친다.
리치몬드에 선 로버트 리 소장의 동상은 남군의 ‘역사인물 동상’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21피트 청동으로 조각된 동상은 프랑스 조각가 안토닌 메리스에가 제작, 1890년 제막돼 130년간 남군의 수도였던 리치몬드에 서 있었다.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이 날 철거된 동상은 창고에 보관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인 랠프 노텀 주지사는 지난 6일 “남부연합의 반란을 기념하는 가장 큰 상징물이 철거될 예정”이라고 반색했다. “연방국으로서 우리가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보여주는 발걸음”이라고도 했다. 동상 철거에 반대하는 주민과, 동상 건립 부지 제공자의 후손이 제기한 소송 역시 버지니아주 대법원에서 가로막혔다.
130년간 동상을 받쳤던 웅장한 ‘기단’은 BLM낙서가 어지러운 모습으로 동상이 사라져도 남아있다. 21피트 로버트 리 장군의 말 탄 청동상보다 더욱 무거운 변덕스런 역사의 하중에, 기단은 버겁기만 하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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