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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트] 알츠하이머

지난 6월, FDA는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을 신속 승인했다. 알츠하이머는 이상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뇌 신경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퇴행성 신경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 힌트를 제시했을 때 기억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건망증과 치매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때 기억이나 인지 장애를 보이는 증상을 묶어 ‘치매’라고 하며 그 중 약 70%가 ‘알츠하이머성 치매’이다.

알츠하이머 가족력이 있어서 얼마 전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를 검사했다는 필자의 지인은, 기존의 증상 개선제들과 달리, 첫 원인 치료제로 허가받은아두카누맙에 큰 기대를 보였다.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 영화 ‘Still Alice’, ‘The Father’ 그리고 ‘장수상회’의 김성칠처럼 기억을 잃어가는 환자의 비통함과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만 보아야 하는 가족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도 하셨다.

물론 알려진 대로, 아두카누맙의 허가를 둘러싼 많은 잡음이 있었다. 두 개의 임상 시험이 상충한 결과를 보이자 전문가 위원회는 반대했는데, 그런데도 FDA는 시판 후 임상 4상을 통해 임상 효과를 확증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 준 것이다. 이에 반발한 세 명의 위원이 자진해서 사퇴했다. 유효성 논란을 근거로, 미국의 몇몇 주요 보험사에서 보험 적용을 거부했고,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의 병원도 처방하지 않겠다고 했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FDA도 약물 승인 한 달여 만에 처방 대상을 알츠하이머 초기 혹은 경증환자로 대폭 축소했으며, 승인과정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 보건복지부 감찰국에 자진 감사도 요청했다고 한다.

화이자에서 알츠하이머 약을 맡은 경험이 있는 필자도 복잡한 심경이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100여 개가 넘는 후보 약물들이 개발 과정에서 사라졌고, 출시된 신약이 거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성공률을 보이는 알츠하이머병이다. 다수의 제약사에 이어, 화이자도 천문학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던 끝에, 2018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직접 개발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간접 지원만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안타깝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FDA의 혁신적인 이번 승인이 험난하기만 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는 회사들에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주었으면 하는 기대도 해 보았다. 실제로 그 이후 개발 중인 여러 치매 치료제들이 신속심사 품목으로 빠르게 지정되었고 대중의 관심과 투자도 증가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9월은 세계 알츠하이머 인식의 달이다. CNN에 따르면, 2021년 국제 알츠하이머 학회에서 코로나19가 인지 능력 저하를 보이거나 알츠하이머 악화를 시사하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었다고 한다. 정확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알츠하이머에 코로나19마저 위험 요소로 추가된 것이다. 반면에, 시카고 러쉬대 의료팀이 평균 나이 80세의 노인 1978명을 7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책 읽고, 편지 쓰고, 카드와 퍼즐 등의 뇌 활동이라도 꾸준히 한 경우, 알츠하이머 발병을 최대 5년까지 지연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보고 기사도 읽은 적이 있다. 현재로써는 규칙적인 운동과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예방하고 조기 진단하는 것만이 최선인 알츠하이머. 정말 좋은 치료제가 곧 나오길 소망해본다.


류은주 / 엑세스 바이오 CB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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