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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뉴 테러리즘 시대의 공권력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입성해 대통령궁에서 정권 이양을 선언했다. 아프간 전쟁과 탈레반 정권의 재창출은 국제 정치의 냉엄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아프간에서 소련의 영향력이 확대되어가던 중, 1979년 소련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발발했다. 미 CIA를 주축으로 서방 주요국의 정보기관은 반공세력을 지원하면서 소련에 대항하는 무자헤딘을 10만 명 규모로 육성했다. 이에 더해 서방 동맹국은 적극적인 소련 견제를 위해 스팅어 미사일을 포함한 무기를 지원했다. 서방 국가들의 이 같은 지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알카에다’의 기원이 됐다.

조지 W. 부시 정부는 9.11 사건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공중 전력과 특수전부대를 투입해 탈레반 정권을 신속하게 붕괴시켰지만 한 가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대테러 작전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대반란 작전(Counter-Insurgency)에 대응하는 안정화 작전에는 실패한 것이다.

브라운 대학 왓슨 연구소에 의하면 약 20년에 걸친 테러와의 전쟁에서 2조 달러에 달하는 전쟁 비용이 발생했으며, 전쟁의 피해로 아프간 내에서 17만 명이 사망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파키스탄 지역을 포함하면 숨진 사람이 24만 명을 훌쩍 넘는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사태가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수준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췄고 전략적 동맹으로서 지정학적 가치도 있어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국제 정치의 주류 이론인 현실주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의 아프간 철군은 국제관계의 기본 단위가 국가이고 이제는 각자도생의 적자생존 법칙이 적용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아프간에서 일어난 사태는 예측할 수 없는 대변화의 시그널로 보인다.

21세기 뉴 테러리즘 시대(New Terrorism Era)가 도래했다. 이러한 테러리즘의 경향성은 과거 정부 시설, 외교 공관 등 경비 수준이 높은 하드 타겟 테러에서 백화점, 나이트클럽, 지하철역, 교통수단 등 경비 수준이 높지 않아 외부의 공격에 취약한 소프트 타켓 테러의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로 인해 런던, 마드리드, 파리, 브뤼셀 등 치안 선진국 도심에서 소프트 타겟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자행돼 민간인의 무고한 희생이 발생했었다.

미래의 법 집행기관은 거대한 초국가적 안보위협 세력의 국가 체계와 시스템을 무력화 하기 위한 시도에 선제적, 예방적 조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미국은 9.11테러 사건을 교훈 삼아 정보와 수사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이행했다. 대통령 직속 독립기관으로 9.11 위원회 권고 및 관련법에 의거해 연방 정보 공동체의 컨트롤 타워인 국가 정보국(DNI)을 창설했다. 이 부처는 테러와의 전쟁의 전면에서 16개의 부처의 정보를 취합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테러 전쟁으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따라, 미중 관계는 현상 유지가 아닌 패권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전 세계에서 난민의 유입에 따른 강력 범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국민의 일상생활에서도 치안을 담당하는 공권력의 역할이 더욱 중요성을 갖게 될 전망이다.


정재종 / 경찰 치안대학원 수사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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