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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신 좌표 찍듯 중·러 콕 집은 바이든…정치 위기 새 국면

“러시아, 중국의 위협에 초점 맞출 때”
잔류 미국인 구출계획 언급 없어 뭇매
진정한 사과, 재발방지 약속 거센 요구
맥코넬 “민주 장악 의회가 탄핵?” 언급

깔끔하게 아프가니스탄을 매듭짓지 못한 채로 감당못할 더 큰 중국과 러시아 압박 카드를 꺼내든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 해 성공적으로 실시했다”며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스스로 부담스러울 정도로 후한 평가를 내린 바이든 대통령의 위기는 오히려 증폭되는 모양새다.

미국인 절대다수가 찬성하는 아프간 철군을 완료했지만 철수 과정에 빚어진 대혼란으로 인해 정치권은 물론 대중으로부터도 냉혹한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의 말못할 속내는 사실 중러와의 경쟁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정표를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제 미국은 “러시아, 무엇보다 중국에서 오는 위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좌표를 찍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언급에 앞서서는 “향후 미국의 외교정책은 아프간에서 얻은 두 가지 교훈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책임론’을 갑자기 들고 나왔다. 그는 “트럼프 전대통령이 맺은 협정으로 발목이 묶여 무리한 철군을 했다”며 20년동안 펼쳐진 아프간 전쟁의 무의미함, 철군의 당위성을 설파한 뒤 “미국을 위한 최선의 결과를 얻었다”는 자기만족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미국민들은 혼란스런 철군 상황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남은 100여명 미국민들에 대한 구출 의지를 기대하고 있었다. 보수층을 비롯 중도층 국민들도 이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당혹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프간 철군을 지론이자 소신으로 갖고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식으로든 아프간 철수를 “치적으로 만들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고 분석한다. 바이든은 2001년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 아프간전 개전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취임할 즈음엔 이미 확고한 철군론자로 바뀌었다. 탈레반 소멸이라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전쟁 승리에 대한 믿음이 깨졌기 때문이다. 아프간에 들어선 친미 정권의 각종 부패와 취약한 군사력에 대한 강한 불신도 작용했다.

그러나 20년 된 미국의 최장 전쟁을 끝낸 지도자로 박수를 받을 기대에 부풀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오히려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진격 속도를 오판하고 아프간 정부군의 방어 능력을 과신하는 바람에 지난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까지 함락하며 정권을 장악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빚어졌다. 아프간 정부군이 최소 연말까지는 버텨줄 것이라는 정보당국의 예상이 허무하게 빗나간 지점이기도 했다.

철군 완료도 전에 '20년간 적'이던 탈레반에 아프간을 내준 것도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는데, 대피 과정의 대혼란까지 벌어지자 바이든의 준비 부족 질타 등 리더십에 대한 불신 증대로 이어졌다. 지난 26일 카불 공항 인근에서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170명가량이 사망하는 일까지 터지자 여론은 싸늘히 식었다.

보수층을 중심으로 ‘바이든 책임론’을 넘어서 탄핵요구가 빗발치기 시작한 것이 이때부터다. 이런가운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맥코넬 의원은 1일 “바이든 대통령의 탄핵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공화당 일부의원들의 탄핵안이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처리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탄핵 여부를 떠나 상원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바이든의 정치적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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