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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문자 메시지 이념 논쟁

얼마 전 학교 동문회 단체방에서 나왔다. 처음 시작은 떨어져 사는 동문들의 연락 창구 역할이 목적이었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동창회에서 연락을 하려면 전화나 편지를 이용해야만 했다. 당시 동창회 총무는 전화걸기와 편지보내기가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했었다.

이제는 동문회에서 단체방에 공지할 내용을 올리면 연결된 동문들은 편리하게 볼 수 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지 동문회 연락 사항을 넘어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글 뿐만 아니라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는 동창들도 있다. 여행을 다녀온 동문들이 사진을 올리기도 했고 수십년 전 학교 전경을 찍은 낡은 흑백사진을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모두들 좋아했다.

하지만 일부 동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주장의 글을 올리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동문들이 많다 보니 진보적인 성향도 있고 보수적인 성향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어느 한쪽이 자신의 성향에 동조하는 뉴스와 동영상을 일방적으로 올리면서 문제가 됐디. 반대 성향 동문들은 비난이 이어졌고 결국은 두 패로 나뉘어 문자 ‘설전’이 극렬해졌다. 심지어 친했던 동기들도 진보와 보수로 설전을 벌이면서 멀어졌다.

나는 동문회 단체방을 나왔다. 순수한 목적으로 개설된 대화의 창이 시끄럽고 허접한 이념 대결의 싸움터가 된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만났을 때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정치와 종교는 각자의 성향이고 누구나 옳고 그른 것 없이 상대방의 뜻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내 주장이 옳고 상대방이 주장이 그르다면, 내 주장만 고수하고 지켜나가면 된다. 상대방의 주장이 그르다고 지적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상대방도 내 주장이 그르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만주 / 토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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