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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세균 박멸이 능사는 아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이 확인되면 치료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잘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다.

첫째, 모든 위염과 소화성 궤양이 헬리코박터균과 관련이 있지는 않다. 다시 말해, 헬리코박터 없이도 다른 요인으로 인해 위염과 소화성 궤양은 언제든 발병할 수 있다.

둘째, 명심해야 할 것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보균자가 겪는 불편한 속 증세는 헬리코박터균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세균과 관련될 수 있는 어떤 유기적 소화 질환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문의와의 상담과 신체검사 및 혈액 검진(세균 항체 검사 외)을 통해 결론 내릴 수 있는데, 어떤 때는 환자의 증세를 이해하는 것보다 환자의 세균 항체 검사 결과에 너무 치우쳐 처방이 내려지는 때도 있다. 다시 말해 세균을 박멸시키면 증세가 없어지리라 믿고 정밀 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고 약이 처방되는 경우이다.

이것은 어쩌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증세를 일으키는 것은 세균 자체가 아니라 세균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질환(위염, 소화성 궤양, 암) 또는 세균과 무관한 위산 과다 및 역류성 식도 증후군 등이며 이들은 단순한 혈액 검사로는 알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습관병이 많이 발견되는 40대부터는 환자의 증세에 대한 확실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진단 과정이 위장 내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검진 아래 충실히 이루어진다면 더욱 이상적일 것이다.



헬리코박터 치료 후 멸균 검사 시기는

올해 47세되는 회사원 박 씨는 낙담한 표정으로 병원을 찾아왔다. 이유인즉, 4개월 전 내시경 검진을 통해 헬리코박터 세균성 활동성 위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2주일간 치료를 받았는데, 치료한 지 3개월 후에 혈액검사를 해보니 아직 세균이 죽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즉 혈액검사를 해보니 헬리코박터 세균에 대한 항체가 아직 많이 남아 있으므로 재치료를 해보라는 권고를 받았다는 말이다. 여기서 잘못된 점 한 가지를 우선 지목해 볼 수 있다. 헬리코박터 치료 후 1년 안에 혈액검사로 세균의 감염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좀 무리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혈액검사로 나오는 헬리코박터 세균에 대한 항체는 박테리아가 다 박멸된 후에도 한동안 몸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위양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즉 이런 상황에서는 항체가 있다고 아직 세균이 몸에 남아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만약 항체반응이 음성이라면 치료가 되었다고 단정할 수 있지만, 항체반응이 양성일 경우 아직 세균이 남아 있다고 판정할 수는 없다.

치료 후 항체반응이 음성화되는 시기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어떤 환자들은 만 4~6개월 안에도 음성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원래 항체의 농도가 높았던 환자들은 1~2년이 가도 아직 항체반응이 양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본다. 그러므로 치료 후 4개월 안에 꼭 검사해야 한다면 혈액검사보다는 대변검사나 요소호기검사를 추천한다.


#현철수 박사 = 조지타운대병원내과, 예일대병원위장, 간내과 전문의 수료. 스토니부룩의대, 코넬의대 위장, 간내과 임상교수,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 재미한인의사협회 회장 역임.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와 바이러스 간염 센터를 창설,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켐페인과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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