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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정치

현재 한국의 대선 경쟁 과정을 보면 대단히 걱정스럽다. 대선 후보다운 품격과 실력을 보여주기 보다는 상대방의 약점을 잡고 비방하기에 바쁘다.

세련된 정책 제시와 그에 대한 합리적 비판과 토론은 보기 어렵고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말로 자기 세력 모으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

정치판의 수준이 떨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좋은 정치 문화를 구현하려는 대선주자들의 의지는 보이지 않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 한다는 정치적 야욕만 남은 것 같다.

이성적 대중의 정치적 동의를 받기 보다는 같은 정치 세력의 감정적 유대감만 키우려는 정치 형태는 극좌나 극우로 가기 쉽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극우는 극단적 반공이나 친미주의이고, 극좌는 무분별한 교조주의적 통일 주창자들이 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입장의 차이를 두고 좌와 우로 나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좌파와 우파의 사상적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좌파는 정부의 시장 개입의 정당성을 우파는 시장 자율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첨예한 사상적 논의를 통해서 한국 사회가 발전해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공이 좌우를 나누는 기준이 되다 보니 약자를 보호하려는 정부의 시장 개입은 그만큼 공론화가 어려웠다. 아쉬운 대목이다.

정치는 상식이 기반해야 한다. 좌파는 우파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기본적인 가치들이 있다. 그것은 보편적인 가치이다. 특정 민족에게만 적용되는 가치가 아니고 전 인류에게 통용되는 가치들이다. 김구 선생의 아름다운 문화 국가론이나 안중근 의사의 동양 평화론은 모두 우리 민족을 위한 걱정과 사랑에서 출발했으나 인류사적 보편성을 내포한 정치 사상이다.

미주 독립운동의 본부였던 LA 대한인국민회관에 가 보면 일제 강점기에 대한인국민회가 아이들을 가르치던 때 사용했던 교과서가 전시되어 있다. 한 구절을 소개한다. ‘인의예지는 독립사상전이니 부지런히 공부하고 게으르지 말라.’ 조국의 독립을 위해 결사 항전의 정신을 고취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우리 선조들은 인의예지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키며 우리의 독립사상이 보편성을 잃지 않도록 수양하고 또 수양했던 것이다.

우리의 독립이 배타성을 가진 것이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다. 이런 사상들 속에 극단주의는 보여지지 않는다

이제 한국 정치도 우리 선조들의 사상적 품격에 걸맞은 보편적 가치를 기치로 내거는 정치적 품격을 보여야 한다. 대선 후보의 정치적 야망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부합될 때만 대권을 쥘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시대의 한국사회의 보편적 가치는 무엇일까? 이 화두에 답하는 자가 차기 대권을 차지할 것이다.


이승우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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