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아래서] 교회가 하나님을 배반한다
세상은 하나님을 배반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지만 세상이 하나님을 배반한다면 이는 세상이 하나님을 믿게 되었다는 말이다.교회가 하나님을 배반한다. 교회가 주님의 이름을 더럽히고 교회가 하나님을 이용한다. 교회 역사 속에 교회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그런데 이 교회를 주님이 세우셨다. 주님의 영이 거하시는 처소이기에 교회는 성전이다. 그래서 거룩한 백성을 향해 끊임없이 욕심이 공격하고 부패가 틈을 보며 죄가 유혹한다. 사탄은 쉬지 않는다. 교회가 치르는 고난은 주님의 남은 고난이다. 교회는 죄에 맞서 싸우기에 십자가에 자신의 욕심을 못 박아야 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죽어야 한다.
남은 고난을 세상에서 살아내는 사람이 교회이다. 교회는 천국을 바라보지만 천국을 핑계 삼지 않는다. 교회는 영원을 품고 있지만 영원을 이용하지 않는다. 교회가 이 고난을 피하려 한다면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죄를 고백하여 창피와 모욕을 당할지언정 죄와 손을 잡아서는 안 된다. 교회는 죄가 없는 천국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죄와 싸우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증거하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정말 필요하고 증명되는 곳은 하늘나라가 아니라 이 세상이다. 고난과 시험 속에서 예수를 닮아가는 곳은 천국이 아니라 이 곳이다. 손해를 보면서도 하나님의 의를 세울 수 있는 곳은 천국이 아니라 이 세상이며 우리 교회이다. 예수님을 의지하는 일을 배우고 죄와 싸울 수 있는 곳도 하늘나라가 아니라 이 세상이다. 내가 아니라 예수님이 살아야 한다는 삶을 배우고 체험하는 곳 역시 천국이 아니다. 바로 여기다.
예수님이 교회를 세우신 이유는 모여서 천국만 바라보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곳에서 예수님의 몸으로 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죄와 싸우며 십자가의 고난을 우리 몸에 채운다. 우리의 무기 역시 주님의 것이다. 우리의 입은 주님의 입이고 우리의 손은 주님의 손이며 우리의 발도 주님의 발이다. 그래서 악으로 악에 대항하지 않고 주님의 사랑으로 싸운다.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여 죄와 싸운다. 선으로 악을 이긴다.
죄와 끝까지 싸웠던 우리 신앙의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단 한가지 짤막한 계명을 받았다. 사랑하라 그리고 마음대로 하라. 입을 다물어도 사랑으로 하고 입을 열어도 사랑으로 하라 나무라도 사랑으로 나무라고 용서해도 사랑으로 용서하라. 마음속 깊이 사랑의 뿌리를 내려라. 그 뿌리에서 오직 선만이 싹트리라. (어거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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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윤 / 목사ㆍ나성남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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