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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브로커가 된 탈북여성의 기구한 삶

미시즈 B (Mrs. B., A North Korean Woman)

 ‘미시즈 B’는 탈북여성의 중국에서의 강제 생활, 태국으로의 밀입국, 그리고 한국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Icarus Films]

‘미시즈 B’는 탈북여성의 중국에서의 강제 생활, 태국으로의 밀입국, 그리고 한국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Icarus Films]

‘Madame B’가 원제인 이 작품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 여성이 국경과 불법을 넘나들며 자신의 삶과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윤재호 감독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감독으로 ‘미시즈 B’는 2016년 칸영화제에 초청되었고 모스크바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최고작품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았다.

‘미시즈 B’는 3년에 걸쳐 촬영됐다. 윤재호 감독은 북한 여성을 따라서 라오스의 험난한 산을 넘고 태국으로 밀입국을 한다. 감독은 밀입국의 과정을 그들과 동등하게 경험한다. 대상에 대한 그의 진정성과 섬세함이 듬뿍 묻어있는 작품이다.

두 남편의 아내, 두 가족을 둔 여성,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그녀의 혼란, 고민, 질문들이 영화에 담겨있다. 2003년 북한에 살던 37세 ‘미시즈 B’(가명)는, 중국에서 1년 동안 노인들을 돌보는 ‘보모’일을 하면 8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조선족 브로커의 얘기를 믿고 거주지 회령을 떠나 국경을 넘는다.



그녀는 길림성 장춘에서 중국 남성 5명과 ‘선’을 본다. 브로커는 “1년만 눈 딱 감고 살다 튀어라”라고 그제서야 진실을 말한다. 결국 농부 ‘진씨’에게 팔려간다. 그리고 10여 년의 ‘결혼 생활’. 그러나 북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인해 그녀 또한 인신매매 브로커가 된다.

미시즈 B는 기어코 북의 가족들을 탈출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서의 삶이 이어진다. 이제는 중국에 두고 온 진씨가 마음에 걸린다. 그와 진짜 부부가 되길 원하는 그녀는 가족들에게 또 다른 남편에 대하여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고민한다.

어떤 환경에서도 잡초처럼 살아남는 미시즈 B의 생명력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녀를 움직이는 동력은 결국 사랑이다.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절절한 사랑, 그리고 팔려와 맺어진 강제적 인연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착하고 진실한 진씨에 대한 ‘인간적인’ 사랑.

탈북여성의 80%는 인신매매의 위험을 겪는다고 한다. 나라를 잘못 만나서 억울한 꼴을 당해야 하는 상황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는 미시즈 B. 사실 그녀에게는 사랑을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정’이란 것에 매달려 살아온 그녀의 삶은 쉽게 믿어지지 않는 아이러니로 가득하다.

OVID-TV의 8월 다큐멘터리 특집 시리즈로 올라와 있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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