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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동료 생각하면 그저 허망할뿐…” 아프간 美 참전용사들 허탈·분노·비애

볼티모어 지역방송 특집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웠던 것일까요."

아프간 참전용사 토런스 허바드. [WBAL-TV 캡처]

아프간 참전용사 토런스 허바드. [WBAL-TV 캡처]

현역 시절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미군 참전용사들이 느끼는 비애와 분노 등 갖가지 비참한 심경을 볼티모어의 한 지역방송이 가감없이 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WBAL-TV에 따르면 노스 볼티모어에 사는 예비역 육군상사 토런스 허바드는 "상실감이 크다"며 "어떤 분노의 마음이 섞인 허망한 슬픔 같은게 느껴진다"고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허바드는 지난 2005년 아프간에 파병됐다. 부상자를 엄호하고 안전지대까지 옮기는 게 그가 속한 부대의 임무였다. 미군이 눈뜨고 코 베이듯 아프간을 내줬다는 뉴스는 그와 동료들을 격분케 했다.



"어떤 전우들은 나보다 더 화가 났어요. 도대체 왜냐고 물었고 무엇을 위한 것냐고들 했죠. 그래도 모두 다라고 할 순 없어도 적어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우는 여전히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에 더욱 더 화가 납니다." 허바드는 거침없었다.

그는 "참전 군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전해질 충격이 걱정된다"며 "특히 전사하거나 다친 전우의 유족이나 가족은 외상후증후군(PTSD) 후유증을 겪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역으로 뛴 아프간 미군들이 철군 후 겪게될 정신적 고충에 대비하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귀띔했다.

방송은 아프간 참전용사들은 요새 복잡한 심경의 변화를 느낀다고 보도했다.

장군의 부관으로 근무했던 여군 출신의 린다 싱도 2011년 아프간으로 전출 간 경험에 대해 "가족과 떨어져 있을 만한 보람을 느낀 고통과 노력의 시간이었다"며 아련한 추억을 소환했다.

그런 싱에겐 아프간 철군이 쓰라린 기억을 끄집어내는 과정이었을까. 예상에서 빗나간 답변이 돌아왔다.

그녀는 "철군이 놀랍진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미군은 놀라울 만큼 위대하고 영웅적으로 희생했지만, 그런 노력이 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무장세력) 그룹에 종속된 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바꾸고, 바꾼 대로 지속해서 유지하지 못했던 까닭"이라고 해석했다.

싱은 "가장 안타까운 점은, 미군이 아프간 여성과 어린이에게 가져단 준 긍정적 변화였다"며 "그러나 이젠 어린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할 것이고 심지어 생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메릴랜드주에서 모병 업무에 투입된 동안 셀 수 없는 신참 병사들을 차출해 아프간으로 보냈다.

싱은 아프간 참전 예비역의 깊게 팬 상처를 보듬어 안을 곳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당신이 오늘 누군가와 겪은 일 때문에 누군가와 이야기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그리고 (그 일로) 당신이 원치 않는 기억을 되새겨야 할 때, 주저하지 말고 전화기를 들고 연락 달라"며 참전용사 정신상담소의 연락처를 공유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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