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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아프가니스탄과 베트남

프랑스의 유명한 배우 알랑 드롱이 50년 초에 참전했던 인도차이나 전쟁은 프랑스가 구축했던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의 메콩강 일대 식민지 지역에서 벌어졌던 본토인과 서구인의 전쟁이었다.

고교 수학교사이면서 후에 월맹의 수반이 된 호찌민도 직업을 뒤로 하고 이 전쟁에 뛰어 들어 베트남의 프랑스부터의 독립을 위해 게릴라 지도자가 됐다.

미국 주류 언론은 지금 아프가니스탄의 모습을 월남 패망 직전과 비교하고 있다. 사이공 미대사관 옥상에서 헬리콥터로 직원과 월남 고위층들을 근처 해역의 미 항공모함으로 탈출시키던 사진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이 아프간 주둔 미군의 완전 철수를 계획했던 데드라인은 원래 5월 말이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 문제 등으로 발이 묶여 결국 철수 시한을 8월 말로 변경했다.

나토동맹국과 미국이 실착한 것은 탈레반의 공격 속도였다. 그들은 아프간 전역이 탈레반에 넘어가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지난 주 2대, 3대 도시에 이어 수도 카불도 점령됐다.

민병대를 포함해 아프간 정부군의 숫자는 35만 명이 넘는다. 반면에 아프간 내 탈레반 세력은 7만 명이 조금 넘는다. 아프간 정부군은 20년 전쟁 동안 전투기를 포함해 상당한 첨단 무기들을 미국으로부터 지원 받았다.

그럼에도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아니 싸우지 않고 항복하거나 도주해 버렸다. 항복하며 백기를 들고 접근하는 아프간 정부군들을 탈레반들은 사정없이 사살했다. 그들은 정부군들을 부패한 정권의 하수인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프간 정부군은 부패했다. 실제로 아프간 정부에서 지급하는 군인들의 급료 중 거의 30%이상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허위로 80세 나이의 할아버지 이름으로 돈이 지급되기도 한다. 군인 사회의 만연한 부패의 실상이 지금 드러나고 있다. 부패한 정권은 생존의 기반을 잃게 된다. 그것은 민심이다.

국민들은 부패한 정부와 관리들이 더 이상 자기들을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탈레반과 정부를 별로 다르게 보고 있지 않는 것이다.

미국의 후원으로 정권을 잡은 월남 대통령 고딘 디엠은 부패한 정권이었다. 온 가족이 사치의 극에 달하는 생활을 하며 프랑스를 비롯해 전세계에 천문학적인 재산을 도피시켜 놓았다.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지도자들은 반드시 망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이들은 남겼다.

미국은 20년 아프간 전쟁 동안 8300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지금 퇴각하고 있다. 아프간 사태를 보며 해방 후 귀국한 이승만이 공항해서 한 말이 새삼 뇌리에 떠오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폴 오 / 전직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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