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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공공성] 셀피 찍는 밀레니얼 세대와 교회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교회에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한다. 디지털 문화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르게 바라보게끔 한다.

지루함(boredom)을 창의성이나 생산성을 위한 기회로 여기던 시절은 다 지나갔고, 이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다. 외로움(loneliness)은 또 어떤가. 한때 우리는 고독(solitude)을 삶의 미덕으로 여겼지만, 지금 우리에게 외로움은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된다. 영국에서 외로움은 정부 기관이 나서서 치유해야 할 정치사회적 문제거리에 불과하다.

이런 우리 내면의 감정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는 무엇보다 비대해진 우리의 자아상과 연결된다. 교회는 항상 인간의 죄성과 연약함을 강조해 왔다. 인간은 자신에게 한계를 느끼고, 주변 세계와 공동체에, 더 나아가 하나님께 의존하는 존재이다.

그러나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더불어 우리는 더 이상 인간의 한계를 자각하기 어렵다. 구글은 거의 무한대의 데이터베이스를 자랑하며, 무엇이든 검색할 수 있음을 상징한다. 구글의 야망은 무인 자동차와 인공 지능으로 확장되면서, 호모 데우스의 서막을 보여주고 있다. 일상생활과 깊이 연결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은 자아몰입적 혹은 자기애적 경향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밀레니얼 세대는 일생 동안 적어도 2만5000장 이상의 셀피를 찍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자기 확증은 주변 친구들의 '좋아요'에 의존하기에, 너무나 쉽게 부서지기 마련이다. 아니 이런 SNS 활동은 우리를 더욱 외롭게, 더욱 지루하게, 더욱 화나게, 더욱 질투하게 한다. 무엇보다 교만해진 우리의 자아는 언제나 좋은 감정의 충만함으로 가득 찬 인생이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무리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무한한 능력과 충만한 감정을 약속하여도, 17세기의 존 번연이 제대로 인식했듯이, 이런 디지털 문화는 사실상 허영의 시장(vanity fair)에 불과하다. 어떻게 디지털 세대가 허상이 아닌 참된 실재를 붙들도록 도울 것인지 교회의 대안이 시급하다.

edkim5@calvinseminary.edu


김은득 / 목사·투산드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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