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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알래스카를 녹이는 지구온난화

극지 온난화의 바로미터 중 하나가 동토 융해이다. 즉, 기온의 상승과 함께 온난화가 지속되면 빙하와 해빙의 융해가 가속화되듯, 지하부 동토가 융해되고 동토 온도가 올라간다. 동토 융해는 동토의 특성을 잃어 버리는 것을 말한다.

알래스카 지역에는 흑가문비 나무가 많다. 흑가문비 나무는 불이 없으면 씨앗을 전달할 수 없는 특성이 있다. 이 나무는 식생 구조상 솔방울 더미가 가장 위에 있다. 자연 발화인 번개로 흑가문비 나무에 불이 붙으면, 불은 위로 타는 습성으로 인해 위쪽 솔방울 더미에 열을 가하게 된다. 불이 꺼지면 자연적으로 단단한 씨앗 껍질이 벌어진다. 이때, 많은 씨앗이 바람에 날려 재로 변한 원래 나무와 지표면의 식생을 양질의 비료 삼아 안착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다음 해에 새로운 생명의 씨앗이 잉태된다.

산림 화재 등의 영향으로 동토 융해가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자연적인 원인에서 시작된 동토 융해 뿐만 아니라 인위적인 융해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산업화에 따른 온실효과는 동토를 융해시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알래스카의 도로는 대부분 동토 위에 건설돼 있다. 1000km의 알래스카 종단 파이프라인은 주정부의 주요 수입원이다. 1975년에 건설을 시작한 파이프라인은 동토 위에 설치돼 있어 파이프를 유지하기 위한 지지대가 필요하다. 그 속에는 열을 흡수(기화)하는 화학물질(압축 암모니아)이 있어, 땅속의 온도와 동토 온도의 균형을 유지시키고 있다.

즉, 여름철 지하부의 열기를 빼앗아 지지대 위로 공기가 보내져 대기로 열을 방출하고, 상대적으로 냉각된 공기는 내려가는 대류식 공기 공조 시스템이다. 이 같은 장치는 지지대 속에 설치돼 있다. 지금은 화학물질 대신에 이산화탄소를 활용한다.

알래스카의 기온 상승으로 공기순환 시스템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임계점 도달은 시스템의 붕괴 직전을 의미한다. 즉, 동토의 융해를 방지하는 이 시스템의 붕괴는 파이프 지지대가 더이상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심한 치주염에 걸린 사람이 잇몸까지 감염돼 치아를 지지할 능력을 상실한 것과 비슷하다. 치아 전체가 흔들리면 결국 발치해야 하는 것을 상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자연 재해인 지진과 산불 등을 고려해 설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이 기후변화로 붕괴 위협에 놓여 있다.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북미 최고봉인 디날리산(이전 매킨리산)으로 가는 관광 도로가 동토 융해로 울퉁불퉁하게 변형돼 도로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사실 이러한 도로 변형은 알래스카 중앙도시인 페어뱅크스의 도로에도 꽤 많이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도로를 만들어도 2~5년 후면 원래의 모습과는 달리 변형이 심해진다. 운전할 때 롤러코스트를 타듯 차 안에서 점프를 하는 경우도 많다.

2020년에 비해 2021년는 극지 이상기온 현상이 더 뚜렷하다. 브레이크가 파손된 폭주 기관차처럼 온난화는 극지에서 더욱 현저하다. 코로나로 세계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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