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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배우며] 좋은 사람들

골프 치는 날이 아닌데도 아침에 골프장으로 갔다. 연습 볼이나 한 통 치고, 어제 골프 치다가 잃어버린 쌘드웨지를 누가 주워 주인 찾아 주라고 클럽하우스에 갖다 놓았기를 바라며, 그것을 점검해 보려고 갔다.

공이 모래밭에 떨어져 쌘드웨지를 골프 백에서 찾으니 없었다. ‘아 하, 어딘가에 쌘드웨지를 쓰고 그냥 왔구나’ 나도 모를 그런 소리가 입에서 나왔다. 카트를 타고 지나온 길을 돌아가며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다. 혹시 쌘드웨지를 못 보았냐고 물어도 모두들 못 봤다고 했다. 어쩌면 골프장 어딘가에 떨어져있을 클럽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쌘드웨지나 다른 클럽을 골프장에서 잃어버린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놓고 간 클럽들을 내가 주워 찾아온 주인에게 돌려주고 클럽하우스에 맡긴 것도 여러 개가 된다. 클럽하우스에 맡기면 임자들이 후에 찾아간다. 전에 나도 잃어버린 클럽을 그렇게 찾은 적이 있다.

“클럽 하우스에 물어 봤는데, 내가 잃어버린 클럽을 가져온 사람은 없었대.” 전에 동료가 클럽을 잃고 찾지 못했을 때 그는 잃어버린 웨지를 150불 주고 새로 산 이야기가 나왔을 때 다음 같은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사람들이 잃어버린 클럽을 발견하면 주인 찾아 줄 생각을 않고 찾은 사람이 임자가 되는 세상이야; 영어에도 ‘Finders keepers’ 란 말이 있잖아. 찾는 사람이 임자지; 좋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골프장에서 잃어버린 연장은 주인이 찾을 때까지 클럽하우스에 보관되어 있지만,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골프장에서 연장을 잃으면 찾을 길이 없어.



아침에 골프장으로 향하며 내가 잃어버린 연장이 클럽하우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찾은 사람이 가지고 갔을까? 아니면 아무도 못 찾은 채 골프장 어딘가에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못 찾으면 새로 사야만 하는데.

그러고 보니, 남이 잃어버린 클럽을 내가 찾아서 주인 찾아 주라고 클럽하우스에 맡긴 여러 번의 경우와 한번은 내가 주워 주인을 찾아 주지 않고 내가 가진 사건이 생각났다. 그린가장자리에 누어있는 클럽, 그것은 공을 단거리로 높이 띄우는 클럽으로 내가 하나 살까 하던 경사가 60도 클럽이었다.

골프가 끝났을 때 차에 실은 골프 백 속에 있는 남의 클럽이 생각 났지만, 그냥 집에 왔다. 그리고 내 것으로 썼다. 남의 것을 주어 내가 가진 그런 내가 이제 내 클럽을 남이 주워 나에게 되돌려 주기를 바라는 이기주의, 그런 생각을 하며 골프장에 도착해서 클럽하우스에 들어섰다.

마침 친절한 매니저에게 연습 공 표를 타고, 물어보았다.

“어제 내가 쌘드웨지를 잃어 버렸는데 여기 내가 쥔 이런 종류의 핑 브랜드에 샤프트는 붉은 색이고, 쌘드웨지야. 누가 주워서 여기 맡기지 않았을까 찾아봐 주면 고맙겠는데.”
“잠깐만 기다려봐.” 캐빈이 옆방으로 사라졌다.
“이거 맞지?” 그가 기쁜 얼굴로 내민 클럽은 내가 잃어버렸던 바로 그 클럽이었다.
“와 고마워.” 악수 대신으로 오른 손 주먹을 그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도 주먹을 내밀어 우리 둘은 주먹을 맞대어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유행하는 방식으로 고마움을 나누었다.
“여기 골프 치는 사람들 좋은 사람들이야!” 내가 말했다.
“그럼 다 좋은 사람들이지!” 캐빈도 응답했다.

잃어버린 골프채들을 찾아 주인에게 돌려주었지만, 그 중에 내가 필요로 하는 골프채를 내가 가진 나도 좋은 사람들 축에 들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잃어버렸던 것을 찾게 한 고마움이 나도 남에게 고마운 사람이 되라고 속삭인다.



김홍영 / 전 오하이오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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