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광활한 땅에 핀 ‘얼음 꽃’
알래스카

북미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인 데날리 국립공원의 상공을 수놓는 경비행기는 매킨리의 거대 빙하에 여행자들을 내려놓는다.

알래스카는 US아주투어의 키워드인 ‘다리 떨리기 전에 가봐야 할’ 대표적인 여행지다. #빙하 #야생 #원시 #신비 # 순수 등의 키워드를 제대로 충족시킨다.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하면 'The Last Frontier’라고 적힌 자동차 표지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표지판에 쓰인 대로 미국의 마지막 개척지인 알래스카는 미국 영토의 1/5을 차지하는 광활한 땅이다. 빙하투성이일 것 같은 이 땅에 무려 6개의 국립공원과 5개의 주립공원이 있다. 10만 개의 빙하지대, 300만 개의 호수가 있으며, 강이 3000개나 흐른다. 원주민 언어로 알래스카는 ‘위대한 땅’ ‘거대한 땅’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지명으로 굳어진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
일단 알래스카는 여름에도 시원하다. 평균 기온 화씨 60도 전후로 날씨가 청량하고 맑다. 그 덕에 길에는 고운 꽃들이 활짝 펴 있다.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어 운행이 어려웠던 빙하 크루즈와 경비행기 등도 운영을 재개해 숨겨 놨던 비경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인다. 하루 20시간 정도 해가 보이는 백야도 이 시기에만 해당하는 일이다.
개썰매부터 연어 부화장, 세계 최대 수상 경비행기장, 타미간크릭의 수원지인 탐슨 패스, 육지 빙하인 마타누스카 빙하, 말꼬리 폭포, 면사포 폭포, ‘알래스카의 리틀 스위스’라 불리는 발데즈항,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웽글즈 국립공원 등 볼 것도 즐길 것도 너무 많은 알래스카이지만 이 지면을 빌어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것은 빙하 크루즈다.
‘겨울 왕국’ 알래스카에는 크고 작은 빙하가 약 10만 개나 되는데 그중에서도 콜롬비아 대빙하가 최고다. 프린스 윌리엄(Prince William) 만에 흘러들어오는 빙하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길이 32마일, 두께 1800피트, 총면적 400스퀘어마일에 달하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 빙하를 알현하려면 빙하 유람선 스탠 스티븐스(StanStephens)가 답이다.
유람선은 사방이 얼음으로 꽉 찬 바다 사이를 7시간가량 항해한다. 그 사이 콜롬비아 대빙하는 우레와 같은 소리로 마치 꽃잎을 떨구듯 유빙 조각들을 뚝 뚝 떨어낸다. 빙원부터 시작해 그 빙원에서 나온 빙하와 빙산, 그 빙산이 다시 녹아 얼음조각처럼 떠돌아다니는 유빙과 해빙은 극치의 차가운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억겁의 세월 동안 눈이 쌓인 빙하는 흰색이 아니라 푸른빛이다.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순백의 얼음조각들은 시리도록 푸른빛으로 세월의 무게를 증명하고 있다. 빙하 조각을 넣은 시원한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시는 순간에도 눈앞에서 거대한 빙하가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지구 온난화로 대빙하는 하루 20m씩 후퇴하고 바다에 떠다니는 유빙이 늘어난다니 이게 바로 ‘북극의 눈물방울’이 아닐는지…
그 와중에 혹등고래는 수면 위로 힘차게 뛰어오르기도 하고, 바다사자는 부표 위에서 낮잠을 청하기도 한다. 희귀종 대머리독수리나 전설의 새 퍼핀도 춤을 추듯 하늘을 쏘다닌다. 심심찮게 등장하는 해양 동물들의 재롱이 이 뱃놀이의 또 다른 묘미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