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매직쇼 “예년 반타작이지만 내년 2월 기대”
방문객·현장 매출 모두 절반
델타 변이 악재 크게 작용
“니즈 있어 내년 전망 괜찮아”
11일 끝난 ‘2021 라스베이거스 매직쇼’에 참가한 한인 패션업체들은 참가 직전 가진 기대치도, 실제 부스를 방문한 손님도, 최종 마감한 매출도 모두 예년의 반타작밖에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적어도 지난 6월까지는 빠른 백신 보급과 경제 전면 재개방, 각급 정부 기관의 낙관론이 번지면서 한인 의류업체들도 이번 매직쇼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반 만에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온 연중 최대 규모 의류·신발·액세서리 트레이드 쇼가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행사 직전 대형 악재로 급부상하며 많은 한인 업체들이 최종 전망치를 낮춰서 컨벤션 센터에 도착했다.
한 컨템포러리 여성복 업체 대표는 “정부 기관들이 하도 겁을 줘서 막판까지 고심하다가 목표치를 크게 낮춰서 어렵게 참가를 결정했다”며 “부스 제작 비용부터 최대한 아끼고 인원도 최소한으로 참가했는데 예상대로 매출은 2년 전보다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당장 눈에 띈 부분은 크게 줄어든 유동인구였다. 주니어 여성복 ‘아이리스’의 영 김 대표는 “행사장 출입이 예전과 달리 크게 강화돼 행사장 내에 오가는 사람 숫자가 예년에 많이 못 미쳤다”며 “그나마 단골들이 방문해줘서 예년과 비슷한 매출을 올렸지만 어려움을 표현한 한인업체 대표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과거 매직쇼는 일부 출입구에서 출입증을 빌려 구경하러 오는 인파도 많았지만, 올해는 출입증과 ID 검사가 강화된 점이 특징이었다. 백신 접종증이나 음성 확인서 등을 요구한 것은 아니고 마스크 착용만 의무로 했지만 까다로운 출입 관리가 행사의 흥을 깼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인의류협회의 리처드 조 회장 역시 “기대도 반, 손님도 반, 매출도 반만 기록했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위력이 강력했고 일부 상품 하역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행사 참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실제 중장년층 전문 행사인 ‘윈쇼’가 열린 시저스 팰리스 호텔의 하역장은 사용이 금지되면서 많은 한인 업체들이 남은 상품을 별도로 수백 달러의 비용을 들여 다시 LA로 옮겨야 했다.
한 여성복 업체 대표는 “단가를 20%가량 올렸는데 단골손님에게는 PO(주문서) 장에 수량만 적고 가격을 적을 수 없었다”며 “이후에 배송하고 수금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설명할 계획으로 최근 원자재난, 물류난에 따른 단가 인상을 이해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렇지만 이번 행사에서 전혀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투입한 비용에 절반으로 줄어든 매출을 고려하면 이번 행사로 벌어들인 수익은 미미하지만, 고객과의 스킨십을 이어갔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혔다.
한 패스트패션 업체 대표는 “매직쇼를 오직 돈을 벌기 위해서 온다면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새로운 손님을 찾고 소통하면서 단골로 만들어 나중에 돈을 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슬기로운 매직쇼 활용법”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 역시 “의류업체나 벤더 모두 니즈가 있기 때문에 전망은 나쁘지 않고 내년 2월 매직쇼는 더 나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제 LA로 돌아가 새로운 직원을 뽑고 교육해서 받아온 주문을 잘 처리하며 내일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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