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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코로나 방역도 작전이다

지난달 19일 원양에 파병됐던 해군 전투함 문무대왕함에서 해군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승조원 301명 전원이 작전 중 배를 버리고 하선한 것이다. 전투에서 배가 침몰한 것도 아니고 임무교대를 위한 것도 아닌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으로 임무를 포기하고 전투원 전원이 귀국한 일이다. 세계 해군 역사에 불명예로 기록될 안타까운 일이 대한민국 해군에서 벌어진 것이다.

적은 대면 실체가 아닌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다. 소총 한발 쏘아보지 못했다. ‘적’은 밀집된 좁은 공간에서 장병들을 괴롭혔다. 값비싼 군함과 훌륭한 장비, 신형 무기 등 전혀 이상이 없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군에서 익숙한 화생방 훈련도 소용 없이 방역 실패로 함장을 포함한 270여 명이 집단 감염되어 더 이상 작전이 불가능해졌다는 실망스러운 얘기다.

청해부대 작전구역은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이다. 국제 해상 교역로의 요충지로서 그 나라의 경제가 붕괴되자 무장을 한 해적들이 성행했다. 그야말로 해적 산업이 발달한 국제적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된 지역이다. 세계 각국이 안전한 무역 교류의 중요성 때문에 이역만리에 자국 군대와 군함을 파병했다.

그런 작전 부대가 임무수행을 포기, 후퇴 철수하면서 뒷북치는 방역을 두고 위정자는 변명도 잘한다. 군은 작전상 후퇴라지만 이는 분명 전술상 패배임에 틀림없다.

군당국은 협소한 함정이 감염증에 매우 취약하다는 걸 모를 리 없다. 소위 3밀(밀접·밀집·밀폐)이라는 배의 특성상 집단 감염 위험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고 또 정부는 출항 이전 이후 백신 공급이 가능했다.

“한국은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가로서 K 방역은 국제적 표준이 됐다”는 자화자찬이 나온 것이 바로 얼마 전이다. 방역도 작전이다. 방역의 실패는 곧 작전의 실패다.

그동안 정부는 해외 파병된 장병들을 방역 사각지대에 방치했다. 백신이 보급된 뒤에도 위험 속에서 임무수행 중인 장병들을 기억하지 못했고 이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한 흔적도 없다. 방역이 최우선 국정 과제였던 상황에서 그것도 국가 시설 안에서 예방조치가 가능했음에도 작전에 실패를 가져올 정도였다면 관계자들의 책임의식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야전에서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구호를 상기해야 한다.

감염된 장병들을 귀국시켜 치료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일이다. 비행기로 긴급 후송할 정도로 군이 방역 실패로 임무를 포기하고 작전에서 장병들을 철수한 일은 선진 해군의 불명예다. 더구나 요란스럽게 떠들 일도 아니다. 솔직히 말해 정부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군은 외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줄 최후의 보루다. 국가는 군인들이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통해 희생과 헌신의 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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