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보다 생존…남북 외교관의 소말리아 내전 탈출
모가디슈
(Escape from Mogadishu)
![소말리아 내전의 긴박한 고립 상황은 오락영화로서 ‘모가디슈’의 흥미를 더한다. 그러나 여전히 류승완 감독 특유의 인간주의적 톤을 잃지 않는다. [WELL GO USA ENTERTAINMENT]](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15/182040135.jpg)
소말리아 내전의 긴박한 고립 상황은 오락영화로서 ‘모가디슈’의 흥미를 더한다. 그러나 여전히 류승완 감독 특유의 인간주의적 톤을 잃지 않는다. [WELL GO USA ENTERTAINMENT]
![](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15/182021674.jpg)
소말리아 대사 한신성(김윤석)은 대다수가 UN 회원국인 아프리카 대륙의 찬성표를 얻기 위한 방편의 일환으로 소말리아 정부를 상대로 외교활동을 펼친다. 북한 대사 림용수(허준호)가 이미 남한보다 앞서 소말리아와 교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은 용이하지 않다. 이러던 차에 소말리아에 내전이 발생한다.
다행히 남한 대사관은 정부군의 보호를 받게 되지만 북한 측은 반란군의 무차별 사살 위기에 직면한다. 림용수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대사관 식구들을 이끌고 남한 대사관으로 향한다.
안기부 강대진 참사관(조인성)과 마찰을 빚지만 한신성은 북쪽 식구들을 받아들인다. 하는 수 없이 ‘하나’가 된 남과 북은 이후 일촉즉발의 극한 상황을 함께 겪으며 탈출을 위한 지혜를 짜 모은다. 북측 사람들을 데리고 탈출해야 하는 가중된 위기 속에서도 한신성은 끝까지 그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남북의 구분은 더 이상 어떤 의미도 없다. 살아남기 위해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탈출의 과정이 숨 막히게 진행된다.
남과 북은 끝내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이제 서로의 갈 길을 가야 한다. 헤어지는 그들의 가슴 속엔 소말리아 내전의 총성 대신 함께했던 시간 나누었던 동족애의 여운이 오랫동안 메아리로 남아 울린다.
세계는 이데올로기 이념 전쟁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그럼에도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동시에 한국은 새로이 형성되어 가고 있는 ‘지구촌 문화’의 중심에 서 있다. ‘모가디슈’는 한국인이 겪어온 민족 분단의 아픈 경험을 세계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적절한 매개체이다. 민족 분단의 아픔과 슬픔은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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