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이념보다 생존…남북 외교관의 소말리아 내전 탈출

모가디슈
(Escape from Mogadishu)

소말리아 내전의 긴박한 고립 상황은 오락영화로서 ‘모가디슈’의 흥미를 더한다. 그러나 여전히 류승완 감독 특유의 인간주의적 톤을 잃지 않는다. [WELL GO USA ENTERTAINMENT]

소말리아 내전의 긴박한 고립 상황은 오락영화로서 ‘모가디슈’의 흥미를 더한다. 그러나 여전히 류승완 감독 특유의 인간주의적 톤을 잃지 않는다. [WELL GO USA ENTERTAINMENT]

류승완 감독은 2013년 남북 간의 첩보 상황을 소재로 한 히트작 ‘베를린’을 당시로서는 드물게 ‘해외 올로케이션’으로 제작해 큰 관심을 끌었다. 그의 또 다른 해외 올로케이션 작품 ‘모가디슈’가 5일을 기해 북미 개봉에 들어갔다.

류승완의 민족 분단에 관한 관심은 ‘모가디슈’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그는 ‘베를린’에서처럼 남북 관계의 갈등을 영화 전반에 소재로 깔고 휴머니즘적 극적 상황을 도출해 낸다. ‘모가디슈’는 1990년대 초, 남북한의 UN 동시 가입에 앞서 각자가 외교 총력전을 펼치던 시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소말리아 대사 한신성(김윤석)은 대다수가 UN 회원국인 아프리카 대륙의 찬성표를 얻기 위한 방편의 일환으로 소말리아 정부를 상대로 외교활동을 펼친다. 북한 대사 림용수(허준호)가 이미 남한보다 앞서 소말리아와 교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은 용이하지 않다. 이러던 차에 소말리아에 내전이 발생한다.

다행히 남한 대사관은 정부군의 보호를 받게 되지만 북한 측은 반란군의 무차별 사살 위기에 직면한다. 림용수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대사관 식구들을 이끌고 남한 대사관으로 향한다.



안기부 강대진 참사관(조인성)과 마찰을 빚지만 한신성은 북쪽 식구들을 받아들인다. 하는 수 없이 ‘하나’가 된 남과 북은 이후 일촉즉발의 극한 상황을 함께 겪으며 탈출을 위한 지혜를 짜 모은다. 북측 사람들을 데리고 탈출해야 하는 가중된 위기 속에서도 한신성은 끝까지 그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남북의 구분은 더 이상 어떤 의미도 없다. 살아남기 위해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탈출의 과정이 숨 막히게 진행된다.

남과 북은 끝내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이제 서로의 갈 길을 가야 한다. 헤어지는 그들의 가슴 속엔 소말리아 내전의 총성 대신 함께했던 시간 나누었던 동족애의 여운이 오랫동안 메아리로 남아 울린다.

세계는 이데올로기 이념 전쟁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그럼에도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동시에 한국은 새로이 형성되어 가고 있는 ‘지구촌 문화’의 중심에 서 있다. ‘모가디슈’는 한국인이 겪어온 민족 분단의 아픈 경험을 세계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적절한 매개체이다. 민족 분단의 아픔과 슬픔은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김정 영화평론가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