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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인체 ‘재건축’의 시대

내내 자연산으로 살아오다가 몸에 인위적인 가공을 시작하기는 하지정맥류 수술이 처음이었다. 자영업을 운영하면서 서있는 시간이 길자 장딴지에 정맥이 울퉁불퉁 불거지고, 종아리의 피부가 검게 변색되어 수술을 받았다. 고인 피와 혹을 초음파로 체크하면서 레이저 광선으로 태우고, 혈류의 역류를 막는 판막의 기능을 개선했다.

어금니 하나를 20여 년 전에 이식했는데 요새 3개째 심고 있다. 요즈음은 임플란트가 어찌나 흔한지 8개, 또는 10개나 심었다는 친구들로부터 3개 정도면 약과라고 치부되기도 한다.

눈의 수술은 훨씬 더 정밀하고 복잡한데도 주위에 경험자가 많다. 최근에 양쪽 눈의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서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이야기하다가 공자 앞에서 문자 쓰는 꼴이 되곤 했다.

사람의 오감 중 첫째인 시각, 그 핵심인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의술이 그리 어렵지 않으니 과학이 인체의 재건축을 상당히 진척시킨 셈이다.

오랜 골프메이트인 한 친구와 방송계의 한 선배는 40대 초 심장에 스텐트를 넣는 수술을 하고도 40년 가까이 잘 살고 있다. 물론 운동과 식이요법 등 건강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지만, 아직도 골프도 잘 치고 사회생활에도 적극적이다. 당시에는 스텐트 삽입이 쉽지 않아서 그들이 얼마나 두려울까, 경과는 좋을까 하고 걱정이 컸던 기억이 난다.

미용 분야에서는 뜯어 고치고 분장하는 성형이 성행한다. 보톡스와 필러로 주름을 억제하는 이들, 눈꺼풀과 눈썹을 수술한 여성들, 흰머리를 까맣게 염색한 노년들, 미용은 아니지만 보청기 착용 등이 즐비한데, 신체의 장기적 변형이니 엄격하게는 인체의 원형질을 바꾸는 일이다.

인체에 30조가량의 세포가 있어 하루에도 3000억 개, 1분에 2억 개의 세포가 생멸하고, 39조의 세균이 공존하고 있다니 그 복잡한 생명 메커니즘의 복제는 요원하더라도 인체의 부분 개조는 점점 속도가 붙을 것이다.

죽음을 아예 정복하려는 시도와 줄기세포를 활용해 질병 없는 인간의 연구까지 운위되고 있으니 미래에는 지구촌에 어떤 형태의 인간들이 살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머지않아 재건축된 인종, ‘호모 리모델드(Homo Remodeled)’로 호칭될 시대가 오리라는 예감도 든다.

하드웨어인 몸보다 소프트웨어인 정신의 진화는 훨씬 더 앞서간다. 21세기 4차 산업 시대에 들어서는 마치 핵분열 같은 퀀텀점프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IT의 생활화는 물론, 하나의 은하계에 1000억 개의 별이 있고, 그 은하수가 또 1000억 개나 된다는, 그리하여 700해(垓)의 별이 존재한다는 우주를 6척 내외의 인간들이 파악하고 개척하겠다니 놀라운 일이다.

인류의 몸이 획기적으로 재건축되든, 정신이 우주의 차원으로 비약하든 간에 놓치지 말아야 할 기본은 뚜렷하다. 따듯한 인간성과 공동선, 그리고 역사 이래 축적해온 건전한 문화가 퇴색하면 안 된다.

휴머니즘이 물질과 금속, 이기주의로 치환되어 비정한 사회로 치닫는다면 세상의 행복과 평화를 파괴하는 무서운 재앙을 부를 것이다.


송장길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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