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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삶] 고래의 꿈

나는 늘 고래의 꿈을 꾼다/ 언젠가 고래를 만나면 그에게 줄/ 물을 내뿜는 작은 화분 하나도 키우고 있다// 깊은 밤 나는 심해의 고래방송국에 주파수를 맞추고/ 그들이 동료를 부르거나 먹이를 찾을 때 노래하는(…)// 내게는 아직도 많은 날들이남아 있다. 내일은 5마력의 동력을/ 배에 더 얹어야겠다 깨진 파도의 유리창을 갈아 끼워야겠다.

-송찬호 시인의 ‘고래의 꿈’ 부분



꿈은 이루어지는 확률보다 이루어지지 않을 확률이 더 많은 것 같다. 꿈이 그저 꿈으로 남아 꿈의 불모지를 만들기도 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더러 꿈이 과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에게 현실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고 빈축을 하기도 하지만 과한 꿈이란 없다. 꿈은 애초부터 과한 것 아닌가.

지난해 열려야 했으나 팬데믹으로 연기되었던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올림픽은 세계 젊은이들의 꿈과 노력의 결과를 보여주는 축제이다. 메달을 목에 걸고 흘리는 눈물의 가치가 빛나는 때이다. 메달 뒤에는 저마다의 극적인 이야기가 있어 메달보다 더 큰 감동이 되기도 한다.

필리핀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하이딜린 디아스, 역도 여자 55kg급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바를 내려놓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물통을 지고 수백 미터를 걸어 물을 길으러 다니던 가난한 집안의 육 남매 중 다섯째 딸이라고 한다.

미국에 금메달을 안겨준 수니라는 별명의 체조 선수 수니사 리 역시 중국 소수민족인 몽족의 후예로 난민 출신 이민자의 자녀다. 메달의 영광 뒤에 그녀가 견뎌야 했을 인내의 시간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우리 올림픽 역사에도 감동을 준 선수들이 많다. 가난하던 시절 꿈 하나가 유일한 도구가 되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던 젊은이들이 많이 있었다.

꿈은 결핍을 극복해 내는 유일한 수단인지도 모른다. 꿈은 고난을 딛고 일어서게 하는 기적의 단어다. 가난을 이겨내려는 절실함이 현실로 변신해서 한 인생을 일으켜 세운 예는 얼마든지 있다.

성공학의 대가라고 불리는 ‘나폴레온 힐’은 꿈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단계와 법칙이 있다고 설명하며 ‘성공의 13단계’를 제시한다. ‘목표설정’을 시작으로 ‘신념’을 가져라. ‘경험과 전문지식’을 높이고, ‘상상력의 세계’를 활용할 줄 알라. 체계적인 ‘행동계획’을 세워라. 신속하게 ‘결단’하라. ‘인내력’을 몸에 익혀라. 마스터 마인드‘의 힘을 믿어라. ’잠재의식‘을 활용하라. 등등.

그러나 꿈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성취를 이루기 위해선 법칙보다 앞서 있는 꿈의 건강함이 아닐까 싶다. 꿈은 방향을 제시해 준다. 생의 나침반이다. 꿈에다 주파수를 맞추고 아주 작은 것까지도 감지하려는 용틀임의 과정에 길이 있더라는 꿈을 이룬 사람들의 말처럼.

세상은 한계와 맞서는 사람들이 있어 활기차다. 불안에 떨고 겁내기보다 무게를 무게로만 여기지 않고 용기와 담력으로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어 믿을만하다.

“고래는 사라져 버렸어. 그런 커다란 꿈은 존재하지도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바다의 목로에 앉아 하얗게 물을 뿜어 올리는 화분 하나 등에 업고 언젠가 돌아올 고래를 기다리며 수평선 너머 고래의 항로를 지켜보고 있을 시인이 귀하게 여겨지는 요즘이다.


조성자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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