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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시각차가 한반도 평화정착 지연"…‘한반도 평화 세미나’ 쟁점

한국 "두 정부는 현실"
미국 “북한 신뢰 못 해"

한국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남북관계 개선노력이 위태롭다. 그 중심에는 미국 정부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집권 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발맞춰 한반도 정세를 뒤바꾸려 했지만 실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 정부와 과감한 대화를 시도했을 때 기대를 품었고, 북미 1~3차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나자 북한의 반발로 평화 프로세스는 중단됐다.

문 대통령 임기가 1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조 바이든 새 행정부에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기관은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이 과거로 후퇴할지 미래로 진전할지 ‘기로’에 놓여 있다”는 위기의식까지 드러냈다. 지난달 30일 LA다운타운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세미나’에서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논제로 토의됐다. 지연 요인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한국과 미국의 시각차 양국의 대북정책 우선순위가 꼽혔다.

<본지 7월 31일자 a-4면>

이날 논의 된 내용들을 살펴 본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

북한 정부를 바라보는 한미 정부 사이의 가장 큰 괴리는 '의미와 존재감’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한반도 경제공동체가 가능한 민족으로 바라본다. 미우나 고우나 함께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하는 동반자로 여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세미나 기조연설을 맡은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기정 원장은 “한반도 안에는 두 공동체(nation)와 두 정부(state)가 엄연하게 존재하고 이 둘은 현실이다. 한국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생존의 문제이고 서로를 적대하던 과거로 돌아가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정권,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도 대화상대로 인정했다.

반면 미국 정부가 북한 정부와 김정일 총비서를 바라보는 시각은 ‘불신’이 앞선다.

정치권과 싱크탱크 연구소도 큰 차이는 없다. 미국은 1992년부터 북한과 핵 문제 협상에 나섰다. 30년 동안 도돌이표가 된 협상결과 책임은 북한이 져야 한다는 시각이다.

미국 내 진보적 싱크탱크로 알려진 브루킹스 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선임연구원마저 “북한은 개방을 두려워하고 대화상대로서 신뢰와 예측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혹평했다. 폴락 선임연구원 말에서 현재 바이든 행정부와 워싱턴D.C, 싱크탱크 연구소가 북한을 바라보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대북정책 우선순위

한국 정부는 대북정책,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생존과 공생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민족공동체 운명이 걸렸다는 절박함의 표현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임기가 끝나기 전 북미관계 및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싶어 한다. 차기 정부와 별개로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한반도 평화정착 기조는 유지된다는 계산이 깔렸다.

김기정 원장은 “미국 정부와 워싱턴D.C는 한반도 현 상황의 현상유지만 원하는 것인가”라며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말을 듣고 북한 문제를 최우선 외교정책으로 다뤄야 한다”고 직설화법을 썼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유화적 태도나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지 않자 ‘불만’을 표출한 셈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외교 우선순위로 다루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총비서와 급진적인 대화 및 관계개선을 시도한 노력도 비판한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북미 관계개선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취임 6개월이 지난 바이든 행정부는 오바마 전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차용한 듯하다.

북한이 변하지 않는 한 대화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태도인 셈이다. 폴락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날 때 모든 참모가 반대했다. 북한 정권이 핵무기 보유를 생존과 동일시하는 만큼 (한미일) 동맹강화를 우선할 때”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켜본 LA총영사관의 한 외교관계자는 “한국과 북한이 서로를 믿고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려 해도 미국의 동의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이 참 답답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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