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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킹 목사의 기다림과 이민자들의 기다림

이민 개혁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지난 23일 뉴욕이민자연맹 등 주최로 한인 이민자들을 포함 1000여 명이 맨해튼 브릿지를 횡단하며 이민개혁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대행진을 벌였다. [사진 박동규]

이민 개혁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지난 23일 뉴욕이민자연맹 등 주최로 한인 이민자들을 포함 1000여 명이 맨해튼 브릿지를 횡단하며 이민개혁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대행진을 벌였다. [사진 박동규]

마틴 루서 킹 목사는 민권운동의 절정기인 1964년에 ‘우리는 왜 기다릴 수 없는가?’라는 제목의 저서를 출간한다. 이 저서의 씨앗이 된 글이자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가 저 유명한 ‘버밍햄 감옥으로부터의 편지’다. 이 편지는 킹 목사가 1963년 4월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버밍햄시에서 민권법과 투표권법을 요구하며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후 그곳의 감옥에서 신문지 위에 써내려간 글이다. 이는 당시 8명의 백인 목사들이 킹 목사의 요구를 ‘시기상조이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한 대답으로 쓴 공개 서신이었다.

킹 목사는 이 편지에서 노예해방이 선포된 1863년으로부터 100년이 지난 1963년까지 흑인들의 민권과 투표권이 너무도 오래 지연됐다며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을 펼친다. 이 편지에서 그가 썼던 “지연된 정의는 거부된 정의다”라는 문구는 지금까지 전 세계의많은 인권활동가에게 영감을 주며 수많은 판결문에까지 널리 인용이 되고 있다. 킹 목사는 흑인들이 겪어야 했던 수많은 차별, 혐오, 폭행 등의 불의를 나열하면서 “아마도 찌르는듯한 차별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기다려’라고 말하기 쉬울 것이다”라고 질타했다.

교회가 주도한 민권운동

당시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에 저항한 민권운동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주도했다. ‘인권을 위한 앨라배마 기독교운동(ACMHR)’은 1953년 킹 목사의 멘토였던 앨라배마주 베델 침례교회 셔틀스워스 목사가 11명의 목회자 및 평신도들과 결성한 단체다. 이 단체의 주된 활동은 시민참여운동과 법률소송이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방화, 약탈, 폭행 등 인종혐오 범죄에 대응하는 소송 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였다. 첫 3년 동안 이 단체는 모금액 5만3000달러 중 4만 달러 이상을 법률 소송비로 지출했으며 ‘유색인종지위향상전국연합(NAACP)’의 ‘법률방어기금(Legal Defense Fund)’도 이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킹 목사가 초대 의장을 역임했던 ‘남부기독교 리더십 콘퍼런스(SCLC)’는 1957년 1월 10일 킹 목사의 첫 담임지이자 부친과 함께 공동으로 사역했던 애틀랜타의 에벤에셀 침례교회에서 이 지역의 민권 활동가들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들은 교회가 중심이 되어 목회자, 활동가, 변호사들이 함께 일하는 단체를 출범시켰다. 로자 파크스 여사로부터 출발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의 성공을 민권법 통과로 이어가기 위해 예배, 기도회, 교육, 집회 등을 통해 기도하고 실천하고 참여했다. 여러 지역에 ‘시민권 학교’를 개설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 흑인들에게 유권자 등록과 교육, 그리고 투표 시 영어 해독 시험을 통과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 한마디로 ‘시민참여(Civic Participation) 활동’ 이었다.

4년 전 출범한 ‘이민자보호교회네크워크’

4년 전 뉴욕에서 처음으로 ‘이민자보호교회네트워크(이보교)’가 시작되었을 때도 바로 그런 모습이었다. 한인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뉴욕시의 플러싱에 소재한 ‘제일 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김정호)에서 지역의 몇몇 한인교회들과 목회자, 평신도, 활동가, 변호사들 20여 명이 모여서 시작했다. 가혹한 반이민정책으로 추방의 위기에 처한 서류 미비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모든 이민자에게권익 보호를 위한 법적 및 신앙적 지원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발했다. 지금은 그 활동범위가 복지, 팬데믹 재정신청, 시민참여, 이민법 개정 그리고 타민족과 연대까지 크게 확대되었다. 지역적으로도 확장되어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 시카고 지부를 비롯하여 중남부까지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총 130여 교회가 참가하는 전국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이민자들의 기다림

이민법과 관련하여 한인 이민자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이민개혁 법안’의 통과 여부다. 이 법안은 다카 드리머들을 포함한 1100만 서류 미비자들의 구제와 100만 합법 이민자들의 대기기간 축소 그리고 이민 행정 시스템의 현대화 등을 포함하는 그야말로 ‘포괄적 이민개혁 법안’이다. 이 법안은 서류 미비자들과 합법 이민자들 모두에게 좋은 법안이며, 미국 사회와 경제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윈-윈 법안이다. 서류 미비 이민자 구제를 포함하는 이와 같은 대대적인 이민개혁법안이 통과된 것은 1986년 공화당 레이건 행정부 때가 마지막이었다. 이민자들은 35년을 참고 기다려 왔다. 이민자들은 불안한 신분 문제에, 코로나 팬데믹, 경제 팬데믹, 인종혐오 팬데믹까지 겹쳐서 삼중고, 사중고를 겪고 있다. 킹 목사의 표현을 빌리면 “이런 찌르는듯한 아픔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기다려’라고 말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이민자들에게는 이민개혁 법안을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너무 길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

이민자들의 외침은 계속된다

지난 6월 24일 워싱턴 DC에서는 5000여 명의 이민자가 함께 모여 외쳤다. “우리는 더는 기다릴 수 없다!” 60년대 킹 목사의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절박한 외침이 오늘날 이민자들의 똑같은 외침으로 ‘부활’한 것이라 믿는다. 또한 지난 23일 정오 맨해튼에서도 뉴욕이민자연맹 등 주최로 한인 이민자들을 포함 1000여 명이 맨해튼 브릿지를 횡단하며 이민개혁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대행진을 벌였다.

이보교(KASCAN.ORG)는 반이민의 장벽 ‘여리고성을 허무는 7일 특별기도회’를 지난 25일부터 31일까지 27개 교회가 연합으로 개최한다. 민권센터와 미교협(NAKASEC.ORG)은 연방의회에 전화 걸기 캠페인을 지난 21일부터 8월 11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펼친다. 지난 35년간의 ‘기다림’이 또 다른 35년이 되지 않도록 이번에는 반드시 우리의 노력으로 이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기다림’을 끝내자.

하여 킹 목사의 아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이 글을 맺는다. “인류의 발자취는 필연성의 바퀴 위에서 저절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신의 뜻을 함께 추구해 나가고자 하는 이들의 쉴 틈 없는 노력을 통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박동규 /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 자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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