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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이어 육로로까지 번진 '배송 전쟁'…LA 앞바다 대기 화물선 33척

양대 철도사 동부 운행 중단
"연말 쇼핑 지금 서둘러야"

LA 항에 진입을 기다리는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바다 위에서 대기 중이다. LA와 롱비치 남가주 2개 항구의 대기 화물선은 팬데믹 전 1척 이하였지만 지난 1월 38척으로 최악을 기록한 뒤 지난 주말도 33척에 달했다. 김상진 기자

LA 항에 진입을 기다리는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바다 위에서 대기 중이다. LA와 롱비치 남가주 2개 항구의 대기 화물선은 팬데믹 전 1척 이하였지만 지난 1월 38척으로 최악을 기록한 뒤 지난 주말도 33척에 달했다. 김상진 기자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말 쇼핑을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한국 중소기업의 LA 현지 사무소장은 물류난이 해상을 넘어 육상까지 번졌다며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27일 경고했다. 원래는 동부까지 해상으로 운송했던 이 회사는 팬데믹 이후 겨우 LA와 롱비치 항에서 상품을 받아 육상 운송으로 미 전역을 커버하고 있다.

그러다 지난주 양대 철도회사인 ‘유니언 퍼시픽’과 ‘BNSF 레일웨이’가 장거리 운송 중단을 선언하면서 패닉 상황이 됐다. 이들 철도회사는 LA, 롱비치, 오클랜드와 타코마 등 서부 지역 항구를 출발해 동부로 가는 철로 운송의 잠정 중단을 발표했다. 항구 적체와 장비 부족이 위험 수준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롱비치 항 기준 도착한 화물이 열차에 실리기까지 기간이 팬데믹 이전 3.5일에서 최근 12일로 크게 늘어난 점이 주된 원인이다.

이 사무소장은 “한국과 미국의 많은 기업이 중국 대신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로 공급선을 변경했는데 이곳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 셧다운이 늘고 있다”며 “향후 수주일 동안 백투스쿨 배송까지 증가하면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남가주 해상은 대형 화물선들이 항구에 접안조차 하지 못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게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LA·롱비치 외항에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은 33척으로 지난 1월 말 38척이 대기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후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

‘남가주 마린 익스체인지’의 킵 루티트 대표는 “대기 중인 화물선의 절반은 20피트 컨테이너를 1만개 이상 싣는 ‘메가 컨테이너선’으로 엄청난 규모의 자동차 부품, 의류, 전자제품, 가구 등을 싣고 바다 위에 떠 있다”고 말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도 “본인 담당 업무와 관계없이 팀장급은 모두 화물선 예약 관련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며 “예약 일자는 무시하고 웃돈을 주지 않으면 약속을 잡을 수가 없어 비용부담이 막대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어렵게 항구에 도착해도 이를 실어나를 장비가 부족하고 먼저 도착한 화물들이 공간을 차지해 또 다른 적체를 겪어야 한다. 정상 상황이면 항구에서 내린 컨테이너가 열차나 트럭용 섀시에 실리고 최종 화주에게 전달된 뒤 빈 열차나 섀시는 다시 항구로 돌아와야 하지만 지금은 뒤죽박죽이라는 설명이다.

물류 컨설팅 회사 ‘듀랑고’의 로렌스 그로스 컨설턴트는 “화물선에서 내릴 때 열차나 트럭으로 곧장 옮겨져야지 항구 어딘가에 쌓이면 이후 쏟아지는 화물에 밀려 분실물이 되기 쉽다”며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양대 철도회사가 동부 배송을 중단하면서 지난주 롱비치 항에서 시카고로 가야 할 3마일 길이의 대형 화물 열차 40편이 취소됐다. 약 2만5000개 컨테이너가 동부로 가지 못하고 롱비치 항 한쪽을 차지하면서 단거리 내륙 운송도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소매업계가 보유한 재고는 현재 1개월 치 물량으로 1992년 이후 30여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은 까닭이고 이 과정에서 물류 가격 상승을 조장하는 이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포츠웨어를 수입하는 한 한인업체 대표는 “팬데믹 전 컨테이너당 2000달러였던 해상 운임이 2만4000달러로 올랐다”며 “정부가 팬데믹을 핑계로 바가지를 단속한다고 했는데 제발 운송회사들을 강력하게 단속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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