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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내가 현재 도배를 하며 가장 기쁨을 느끼는 부분은 내가 하는 일이 아주 ‘밀도 있다’는 것이다. 도배를 하며 보내는 시간이 아주 빽빽하고 알차다는 의미이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책상 앞에 앉아 의미 없다고 느껴지는 일을 하는 것에 회의감을 많이 느끼고는 했다. …도배를 하면서는 본질에서 벗어나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모든 행동은 결국 도배를 완성시키기 위한 것일 뿐이니 말이다.

배윤슬 『청년 도배사 이야기』

“만약 사회적으로 귀하게 여겨지고 부러움을 사는 직업을 택했다 할지라도 그 직장 내에서 내가 귀하게 여김 받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남에게 보이는 모습보다 내 스스로가 편하고 행복한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SKY 출신으로 남 부러워하는 직장을 다니던 저자는 어느 날 도배사가 되었다. 비전 없는 직장 대신 어디서든 필요한 기술자가 되고 싶었다. 20대 여성 ‘노가다’가 되니 많은 게 달라졌다. “몸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아프지 않은 것이 감사한 일임을 알게 되었다.” “가장 큰 지지는 누군가의 삶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물론 반대급부도 있다. “몸이 건강하고 튼튼해지기보다는 점점 닳아가는 느낌이다. 정신노동을 하는 직장인들의 정신이 단단해지기보다는 약해지기 쉬운 것과도 비슷하다.” 일과 삶에 대한 새로운 정의 같은 책이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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