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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구조선 기다리는 다카 청년들

재난 영화의 시작은 정부가 구조 선언을 선포하고 나서부터다. 조난 당한 사람들은 공간이 한정된 구조선을 타기 위해 악전고투를 벌이고 그사이 더 많은 이들이 쓰나미에 쓸려나가거나 각종 구조물에 치여 목숨을 잃는다. 여기다 정치인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짜기 위해 머리를 굴리다 희생자를 양산한다.

이민개혁 운동도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고 있다. 그 말은 거꾸로 희생자가 구석구석에서 속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1100만 명 서류미비자에게 영주권 혹은 시민권을 주겠다고 ‘긴급 구조 선언’을 했다.

하지만 그 구조선이 도착하기도 전에 희생자들이 나오고 있다.

먼저 지난 16일 텍사스주의 연방지방법원 앤드루 해넌 판사가 서류미비청년 추방유예프로그램인 다카(DACA)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의회 의결 없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행정 권한을 과도하게 동원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로 다카 신청자와 가족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당장 신규 신청이 중단되고 처리 중이던 서류도 무기한 보류됐다. 특별 허가를 받아 해외에 있던 다카 수혜자들도 귀국을 해야할지 말지 불확실성의 바다에 던져졌다.

정부의 구조선도 태부족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다카 신규 신청이 시작됐는데 정부가 제때 처리하지 못해 적체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5월 31일 기준 이민서비스국은 다카 신규 신청서 6만2000건 중 1900건만 심사했다. 결국 행정 미숙이라는 구조 실패가 갑작스러운 판결과 겹치면서 조난자를 만든 것이다.

다카 갱신도 계속 적체다. 한인 비영리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이사장이자 다카 수혜자인 주홍(한국영 홍주영)씨도 최근 신분이 만료됐다. 지난 3월 갱신 신청을 했지만 서류 심사가 미뤄지다 이달 초 만료된 것이다. 하루 아침에 직장에서 나와야 했고 보험도 끊기게 됐다. 다행히 활동가들이 지역구 의회와 이민서비스국에 항의해서 지난 7월 14일 가까스로 재승인을 받았다.

백악관은 이번 텍사스주 판결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다카 수혜자와 이민자단체는 정부 대책만을 해바라기처럼 바라볼 수 없다. 구조선에 최대한 가까이 가기 위해 조각배라도 만들고 구조신호도 계속 쏘아야 한다.

이민자단체는 다카 구제법안이 포함된 ‘더 아메리칸 드림 앤 프라미스 법안’이 초대형 인프라 예산안을 처리하는 최대 10월까지 예산조정 절차를 통해 통과하도록 연방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이 방법이면 50대 50 동석인 연방 상원에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를 피해 민주당 소속의 부통령이 최종 의결할 수 있다. 그 사이 다카 수혜자들은 상황을 낙관하지 말고 신분 갱신 신청을 계속해야 한다.

삶이 영화 같지 않기를 바란다. 다카 수혜자들은 비련의 주인공도 영웅도 되고 싶지 않다. 그저 평범하고 싶다.


황상호 / 민족학교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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