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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올림픽에 출전하는 난민 선수들

오늘 도쿄올림픽이 개막한다. 1년 미뤄져 2020 도쿄올림픽인지, 2021 도쿄올림픽인지 헷갈리지만, 하긴 한다. 어쨌든 열린다 하니 축하할 일이다. 이왕 하는 거 무탈하기를 바란다.

올림픽에는 신기한 힘이 있다. 평소 무관심했던 스포츠 종목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올림픽만 되면 양궁의 퍼펙트 텐, 핸드볼의 러닝 점프 슛, 펜싱의 콩트르아타크 유도의 한판이, 그렇게 멋질 수 없다.

‘고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의 응원은 또 얼마나 뜨겁던가. 비인기 종목 선수들이 4년간 올림픽만 바라보며 땀을 흘리는 이유가 다 있다.

올림픽은 신기한 힘을 하나 더 얻고 있다. 비인기 종목을 인기 반열에 올린 것처럼, 무관심 속에 방치된 이들을 관심 무대로 초대했다. 그들을 우리는 이렇게 불렀다. 난민. 2016 리우올림픽이 그 시작이었다. 남수단, 시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등 4개국 출신 10명의 난민선수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정치·종교·인종적 이유 등으로 조국을 등진 선수들이 ‘난민팀’ 일원으로 지구촌 축제에 함께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난민팀이 함께한다. 이번에는 11개국 출신 29명이다.

리우 동메달리스트인 이란 출신 태권도 선수 키미아 알리자데는 여성 차별에 반대하다 위협을 피해 독일로 건너갔다. 시리아 출신 배드민턴 선수 아람 마흐무드는 전쟁 중인 조국을 등지고 네덜란드로 건너갔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사이클 선수 마소마 알리 자다는 소수민족 출신이라는 이유로 살해 위협에 시달리다 프랑스로 도망쳤다. 남수단 출신 육상 선수 자말 압델마지 모하메드는 살기 위해 걸어서 이집트와 시나이 반도를 건너 이스라엘에 망명했다.

모두 절망하지 않고 운명과 맞선 끝에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난민이 도쿄 하늘 아래에만 있는 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와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간다. 1994년부터 올 4월까지 국내 난민 신청자는 7만1936명이다. 난민 인정률이 1.5%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1101명이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

최근 은유 작가는 난민 등 미등록 이주아동 이야기를 다룬 책 ‘있지만 없는 아이들’을 펴냈다. 책에는 종교적 이유로 난민이 된 이란 출신 김민혁군 사연이 나온다. 교사와 친구 도움으로 난민 지위를 얻은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하지만 난민을 향한 차가운 시선은 여전히 우리 사이에 도사리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다음 달 8일까지 보름간 이어진다. 대회 기간 “대~한민국”을 외치겠지만, 동시에 난민팀을 응원할 거다. 메달이 없으면 어떤가. 이미 그들은 사선을 넘은 승자인 것을. 난민팀이 국내 난민 문제를 무관심 이슈에서 관심 이슈로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함께 응원하면서 말이다.


장혜수 / 한국 중앙일보 콘텐트제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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