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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 그리고 페미니즘(창39:1-23)

성차별을 바로잡고자 하는 페미니즘에 대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남자들도 있다. 그들이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봐라. 이런 억울한 경우도 있지 않은가!”라고 할 것이다. 보디발 장군은 요셉을 노예로 사서 자신의 집에 데려갔는데 하나님께서 요셉과 함께하셔서 요셉은 주인의 총애를 받게 되고 마침내 그 집의 모든 것을 관할하는 가정 총무가 된다(창39:1-4). 그런데 보디발 장군의 아내가 지혜와 용모가 빼어났던 요셉을 날마다 유혹하는데, 그 유혹을 늘 거절했지만, 하루는 그 여인이 옷을 잡고 달려들자 요셉은 뿌리치고 도망하다가 옷을 버려두게 된다(창 39:6-12). 이에 여인은 집사람들을 불러서 요셉이 자신을 희롱하다가 도망갔다고 누명을 씌우고, 보디발은 아내의 말을 듣고 요셉을 감옥에 가둔다(창 39:13-20).

그러나 너무도 분명한 것은, 요셉의 경우는 지극히 극단적인 경우에 불과하며, 성경에는 남성들이 여성을 차별하는 장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서 심지어 여성을 차별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기괴한 기독교 사상을 낳기도 했다. 유교 문화에 젖은 동아시아 기독교인들은 이 주제를 올바로 다루어야 한다. 기독교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큰 틀’이 성경의 구체적인 구절보다도 더 중요하며 그 틀을 통해서 각 구절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것이 성경해석의 올바른 방향이다.

첫째, 모든 차별은 폭력적이며, 그 어떤 차별도 성경을 근거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 더 나아가 하나님은 차별당하는 약자, 고아와 과부와 이방인의 하나님이며(렘 22:3), 예수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자들을 위해서 이 땅에 오셨고(녹4:18-19), 주리고, 목마르고 나그네 되고, 헐벗고, 옥에 갇힌 자들 속에 계신다(마 25:35-40). 따라서 인간사회 속에서 행해지는 차별이란 인간의 ‘죄성(sinfulness)’의 가장 구체적인 내용이며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싸워나가야 할 대상이다. 여성차별은 인간의 치명적인 ‘죄’ 가운데 하나다.

둘째, 수많은 여성 차별적인 성경 말씀들 가운데서도 우리에게 이 문제에 관해서 더 큰 틀을 제공하는 말씀들이 있다. 이것을 필자는 “삼위 하나님의 페미니즘”이라고 부른다. 창조주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할 때 남자와 여자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었다(창 1:26-27). 이 말씀을 기록하는 자들이 남자를 의미하는 단어 ‘아담’을 인간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하는 문화적인 환경 속에 살았지만 구태여 27절에서 ‘남자와 여자’라는 단어를 구분해서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하나님의 계시가 인간의 문화를 압도하는 장면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차별을 자신 속에서 화해시킨 분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해서 그리스도로 옷 입으면,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다(갈 3:27-28). 성령 하나님이 우리에게 임하시면, 우리의 아들들과 딸들이 예언하게 된다(행 2:17). 한국어 성경은 아들들과 딸들을 “자녀”라고 번역해서 그 의미를 약화해버렸는데, 원문은 분명히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서 서술하고 있다. 베드로는 오순절에 성령이 충만하게 되자 구약의 요엘 2장 28절을 인용해서 이 말씀을 선포했는데,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거듭나게 되면 비로소 인간의 죄성을 극복하고 남자와 여자가 함께 예언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성의 지도자적 위치를 거부하는 천주교회와 일부 개신교는 “딸들이 예언할 것”이라는 이 말씀에 깊이 주목해야 한다.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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